<아침 단상> 마리오네트

그 끈을 놓아 봐!

by 장소영

나의 머리와 나의 가슴과 나의 입은 그리 친하지 않습니다.

한 몸뚱이에 달려 있는데도 좀처럼 합이 맞지 않습니다.


머리는 이런저런 생각을 합니다.

가슴은 이런저런 느낌을 갖습니다.

입은 이런저런 말을 합니다.


어느 날,

머리는 자신의 생각을, 가슴은 자신의 느낌을

입에게 전합니다.

입은 머리의 생각과 가슴이 느낀 것을 말하려 합니다.

그런 어찌 된 일일까요?

입에선 영판 딴 소리가 나옵니다.


머리는 생각합니다.

자신의 생각이 잘 정리되지 않았나 보다고...

가슴은 느낍니다.

자신이 충분히 공감하지 못했나 보다고...

입은 입술을 깨뭅니다.

자신이 뭔가 또 실수를 저질렀나 보다고...


머리는 다시 생각을 정리합니다.

가슴은 충분히 공감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입은 이제 입술을 벌리기가 겁이 나

좀처럼 입을 열 싶지 않습니다.


머리는 말합니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가슴으로 느끼지 못하는 거 아니냐고!

가슴이 말합니다.

가슴은 이렇게 예민하게 뛰고 있는데, 머리로 계산기만 두드리고 있는 거 아니냐고!

입이 말합니다.

"아니야. 내가 문제야. 내가 입만 벌리면 문제가 생기고 말아."


머리는 복잡합니다.

가슴은 답답합니다.

스스로 함구령을 내립니다.


언젠가,

나의 머리와 나의 가슴과 나의 입이 합이 맞는 날!

내 한 몸뚱이를 이끌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진정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P.S. 손이 말합니다. 머리와 가슴과 입을 대신해 "내가 글로 써 볼게. 니들이 괜찮다면... 어때, 괜찮아?"

모두가 대찬성입니다. 머리와 가슴과 입의 허락 하에 오늘도 나는 기쁘게 글을 씁니다.^^





매거진의 이전글필요한 관계, 피로한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