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로,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브런치 작가 생활을 이렇게 이어오다니. 99개라고 적힌 숫자를 보면서 100번째 글을 상상했었다.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이 영광스럽다.
나는 원래 싫증이 잦고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며 지속성이 떨어지는 사람이다. 자기 비하처럼 보이는 문장인가. 하지만 객관적 바라보기를 한 끝에 받아들이게 된 점이다.
게시물의 1부터 100까지 지나오면서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최근에는 가까운 사람들한테 종종 에세이 글을 쓴다고 말하는 수준까지 되었다. 타인에게 말로 공표한다는 건 나로서는 큰 의미인데, 인생에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받아들였다는 거다.
100번째 글을 통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생긴 대로 살자' 글쓰기를 이만큼 자연스럽게 좋아한다면 자주 글을 쓰며 살도록 하자. 꼭 이 행위를 통해 뭐가 되고, 무얼 얻겠다는 생각은 제한 채 본인을 위해 쓰는 것이다. 글로서 독자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겠다. 그러나 이건 손 밖의 영역이니 신경 쓰지 않도록 한다.
개인마다 특별한 점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남들보다 자연스럽게 뛰어난 어떤 능력말이다. 그 장점을 부각해 살면 덜 고통스럽게 살 텐데 아직까지 단점 메꾸기에 매몰된 사회라는 생각이다. 어차피 원해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자살이 아닌 이상 끝 또한 알 수 없지 않은가? 주어진 시간, 행복만 하기에도 시간이 짧다는데, 생긴 대로 살다가 가면 좋겠다. 그러려면 우선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일수록 생긴 대로 살 개인이 많아질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