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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르미오네 Jul 29. 2019

대구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내 하루의 편린들 7 

by 선연



    대구는 애정 하는 도시입니다.



    제일 처음 대구에 갔던 기억은 중학생 시절 동방신기 시아준수의 첫 뮤지컬 작품인 <모차르트>를 보러 간 것입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당시 어린 제게 그 길은 멀었지만 '그를 영접할 수 있다면..' 이란 아주 순수하면서 굉장한 열정으로 갔었네요.



    그다음으로는 대구에 있는 대학교를 다니게 되며 대구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고 그다음은 (당시) 남자 친구가 대구로 이사를 가며 종종 대구에 놀러 왔었습니다. 



    이번에는 대구에서 일하는 친구들을 보기 위해 왔습니다. 첫날은 중학생 시절 알게 된 친구와 놀고 다음날은 고등학생 때 친해진 친구와 놀았습니다.



    막연한 사이의 친구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놀랍고도 감사한 일입니다. 부끄러움 없이 내밀한 나의 속내까지 보여줄 수 있는 우리 사이. 그들은 당연히 나를 집에 재워주며 식사를 제공하였습니다. 자신만의 1인 공간에 나를 들여 편한 자리를 양보하고 좋은 것을 나눠주려는 그들의 모습이 좋았습니다.



    여기서 조금만 나이가 들면 우리의 상황은 바뀔지 모릅니다. 누군가가 결혼을 하거나 아기를 가지게 된다면 이러한 것도 할 수 없게 되겠지요. 지금의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미안함을 무릅쓰고 그들의 집에서 1박까지 하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지금 내가 누릴 수 있고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나는 놓치지 않고 경험해볼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 후회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하는 <시>입니다.








대구로 가는 기차에서



이전엔 모두가 있었던 그 도시로

이젠 나도 없고 그도 없고 친구도 없고 선배도 없는 도시가 되어


밥그릇을 위해 곳곳으로 갔고 먹고사니즘이 뭔지 어디에 어떻게 사는지 연락할 수 없다. 

할 수 있어도 할 수 없고 할 수 없어 할 수 없다.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옛날엔 자연스러웠던 것들이 혹 부담이 되지 않을까 염려케 되고 

순수했던 마음은 세상을 본 뒤 뭐든 쉽지 않아 진다.


이렇게 사람 많은 도시에 보고 싶은 것들은 다 추억이 되어 여기 없구나. 


아, 그렇게 애정 했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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