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선연
금요일 저녁, 그에게 전활 걸었다.
뚜르르 뚜르르
신호음이 세차게 울렸다.
'아 씨'
신호음을 듣고 있자니 곧바로 후회가 밀려왔다.
내가 왜 전활 걸어가지고...
어쩔 수 없었다. 걸었으니 기왕지사 이렇게 끊을 수 없었다.
뚜르르 뚜르르
'난 2번이나 전화받아줬었잖아.. '
뚜르르 뚜르르
애타는 마음을 가지던 찰나
그를 구속했던 내 모습이 떠오르며 그때 그 마음이 그대로 되살아났다.
왜 내 전화를 안 받지. 뭐 하는 거지.
안 받을 이유가 없는데..
한심하게도 파블로프의 개처럼 또 그렇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이 글을 본다면
내가 그 정도로 잘못을 많이 저질렀었다고?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의 말도 맞다.
처음부터 잘못된 나의 반응이 문제였을 수도 있다.
이 사람을 못 믿게 되어 버린 나의 마음.
믿고 싶은데 어느 순간 더 이상 믿기 힘들게 돼버렸다.
이런 류의 말을 그에게 몇 번이나 했을까.
솔직하고 정확하게 표현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한 말들이
그에게 참 상처였겠다.
비로소 참회해본다.
전화를 끊고 한동안 멍하던 난 깨달았다.
나는 여전하구나.
나는 여전히 그를 믿지 못하구나.
또한, 절대법칙을 체득했다.
헤어진 사이엔 서로 연락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불금이고 뭐고 피곤해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이후, 그에게 온 연락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