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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르미오네 Jul 10. 2019

너와 나 사이 정답은 뭘까?

이별 일기 7

by 선연


어젯밤, 그에게 전화가 왔다.

그는 내게 전화할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며 참다 참다 전화를 하게 되었다고 했다.



한 달만의 전화통화는 나의 직장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서론으로 서로의 근황을 얘기하다 그의 후회와 반성의 말로 귀결되었다.





요상시럽게도, 나는 불과 그저께 그에게 편지를 써놓았다.


나는 사실 아직도 마음이 너무 아프다. 좋았던 시간이 있었다는 것은 안다. 당신과 내가 행복했고 즐거웠다는 사실은 우리 둘 깊이 통감한다는 것을 당신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당신을 떠올리면 마음이 아픈 것이 먼저다. 눈물이 먼저 난다는 것이 실제 지금 내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고 현재 내 감정이 그러하다. 현재 나에겐 눈물과 고통이 기억된다.


하는 수 없이 편지 내용을 머릿속으로 요약하며 그에게 말로 전했다.





그는  "네가 날 떠나가게 만들어서..." "마지막 기회를 준다면..."이라고 했지만

난 "오빠도 날 떠난 거지." "마지막 기회도 줬었다. 기회 안 준 거 아니야."라고 답했다.

 



잔인한가? 어제 전화를 돌이켜보면 난 잔인한 사람이다.




또한, 그는 말했다.

"네가 아프고 슬펐던 만큼 지금 내가 그 고통을 받는 건가 싶어."





그는 내가 이러다가 사실 그에게 돌아올 것이라 생각했던 것일까? 예전에 우리가 사귈 때처럼 우리 둘 사이에 내가 늘 먼저 시작했던 연락하지 말자 라고 칭하는 그 기간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나는 그에게 "아니 우리 헤어진 건 알고 있지?"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참았다.

응, 참길 참 잘했다 싶다.




 



슬프고 아픈데 기댈 사람이 지금 생긴다면 참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안정을 찾고 싶고 의지하고 싶고 찡찡대고 싶다.

나 사실 요즘 힘들어. 불안해. 무력하고 마음이 아파. 울고 싶을 때가 많아.라고 말할 수 있는 대상이 내 옆에 있길 바란다.

그게 전 남자 친구 더없이 간편하고 익숙한 과정으로 쉽게 안정을 찾을 수 있겠지.라고도 생각한다.

그렇다면 현재의 내 고통은 사라질 것이며 조금 더 내가 행복할 것 같긴 하다.



근데 그게 맞는 건가?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의 고통을 감소하고자 미래 발전적인 생각은 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성장통도 필요한데 근시안적으로 혹하는 마음을 먹고 행동할까 봐 나도 내가 두렵다. 특히 밤에,



스스로 고통을 이겨내는 힘을 잊어버렸구나. 하는 생각도 한다. 이건 아닌 것 같은데 는 생각을 하면서 기댈 곳을 찾는 나를 보며 혼자 서는 힘을 잃어버린 약한 마음 아닌지 염려도 한다.



아니면 원래 이렇게 살아가는 건가? 계속 기대가며 서로를 위로해주고 이해해주며?





.

.

.





나는 그를 아직도 사랑하는가? 사랑하는데 생각만 하면 눈물이 흐르고 가슴 아플 수 있나?



혼란스러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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