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 새로운 시작이다!
어느 직업이든 일장일단이 있다. 경찰공무원으로 근무하며 느낀 좋았던 점과 그렇지 않았던 점을 말해본다. 객관적으로 쓰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퇴사자가 썼다는 걸 잊지 말기 바란다.
어디서든 OK
밖에서 나를 설명하기가 참 쉽다. 세 글자만 말하면 “아~ 네~”하며 수월하게 통과된다. 만병통치약 같은 세 글자다.
타인의 삶을 가까이에서 경험하는 직업
경찰관은 여타 직업과는 다르게 특수한 일을 담당한다. 나아가, 법 집행하는 직업 중에서도 최일선에 있다. 전 연령대 사람들의 각양각색인 삶의 모습을 소상히 볼 수밖에 없다.
다양한 업무
범죄의 예방·진압, 수사, 경비, 경호, 치안정보의 수집, 교통 등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위한 일은 모두 업무에 포함된다 볼 수 있다. 좋게 말하면 다양하고, 반대로 말하면 일의 범위가 무척 넓다 할 수 있다.
어른들께 배우다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연령대가 비교적 낮다 보니 재밌어 보이고 활기차 보인다 라고 할까? 하지만, 일은 일이더라. 일터에서 하하호호되긴 어렵다는 걸 이젠 안다.
경찰은 어느 청에 소속되어있는지에 따라 근무하는 연령대나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 서울청, 부산청 등 열 여개로 나누어져 있으며 아무래도 도시로 갈수록 젊은 분들이 많다. 내가 근무한 곳은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높았는데 그분들로부터 노하우, 경험, 인생조언 등 근무하며 배운 게 많았다.
교대근무
경찰관은 내근직-외근직으로 나뉘는데 내근직은 평일 9시부터 6시까지 일반 행정직 공무원들처럼 근무한다. 외근직은 교대근무를 한다. 하지만, 사람이라면 교대근무를 회피하게 만들어져 있는지 교대근무가 없는 부서나 자리로 가기 힘들다. 외근에 비해 내근 자리는 적고 내근직엔 이미 여자 경찰관이 자리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외근이든 내근이든 일장일단이 있다. 원래 멀리서 보면 내 자리보다 남의 자리가 더 편해 보이는 법이다. 풀밭에 앉을 때도 여기보다 저기가 더 깨끗해보이고 풀이 풍성해 보여서 자리를 옮기면 내나 똑같다. 오히려 원래 앉아있었던 자리를 보며 엥? 저기가 원래 저렇게 풀이 많았나? 돌아갈까 고민해본 경험이 다들 있으리라 본다.
내가 당한다면?
뉴스에 나오지 않더라도 안타까운 일을 당한 동료 이야기는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다. 사건 처리과정이 잘못된 게 아닌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여 죽는다거나 장애를 얻는 동료들 사연을 본다. ‘근무 중 저런 일을 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과연 나는 말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자주 들었다.
경찰관은 신체·정신적 위험뿐 아니라 소송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다. 경찰관이 피해를 당했음에도 소송 당사자가 되어 금전적 대가를 치르거나 조사와 징계를 받는 경우도 있다. 마찬가지로 민원이 접수된 순간, 경찰관은 잘못한 게 없어도 까다롭고 복잡해진다. 그때부터 혼자만의 싸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위기에 처한 조직원에게 조직이라는 공동체가 끝까지 함께해준다는 확신을 줘야 직원들이 애정을 갖고 힘차게 근무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했던 것과 다르구나.
개인적으로 경찰관의 근본이자 중요한 업무는 신고 출동이라 본다. 또한, 대다수 국민은 평범한 사람들로, 그들에게 가장 가까운 일을 수행하는 경찰관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결국 두 가지를 종합하면 '지역경찰'이다. 지역경찰은 지구대 혹은 파출소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을 통칭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 부서는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다. 힘들다는 것을 모두 아는 것이다. 그럼에도 마땅히 개선되지 않아 답답했다. 생각에 부합하지 않는 현실이 슬펐다. 하지만 나 조차 거기서 예외가 아니었다. 그래서 더 퇴사를 생각했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