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주의자의 고백
당신을 기분 좋게 해주는 칭찬은 무엇인가요?
고백하건대 딱 한번, 만남의 장에 나간 적 있다.
젊은 남녀의 사교모임이랄까.
1대 1 대화 시간을 주는데 둘 사이에 질문카드가 놓여 있다.
번갈아 카드를 고르며 질문한다.
유치하지만 카드를 뒤돌릴 때 은근히 재미졌다.
미지의 발견은 영원히 재밌을 근본적 유희이지 않을까.
그중 기억에 남는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을 기분 좋게 해주는 남자친구의 칭찬은 무엇인가요?"
제한시간 있는 게임에선 연기란 힘들다.
내면 아이가 난데없이 무대에 올랐다.
"잘하고 있어"
나의 강점이자 타인에게 자주 하는 행동, 즉
'진심 어린 응원', '무조건적인 믿음', '든든한 격려'는
사실 내가 타인으로부터 받고 싶은 것들이었다.
부딪치고 곱씹어서 알아낸 진실이 기쁘고도 쓸쓸하다.
사람 만나러 가서 날 만나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