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mp! Jump!
온라인 글쓰기 모임 후기
브런치가 날 기다린단다. 기다린다는 반가움 속 슬픈 알람이 핸드폰을 울렸다. 한동안 또 글을 안 썼구나. 매일 쓰겠다는 다짐이 이렇게 가벼울 리가 없는데...
브런치는 해소의 길이다. 따라서 쓸 거리가 있다는 건 크기와는 관계없이 어떠한 고통 중에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사실, 글을 쓸 때보다 글을 쓰지 않을 때 더 건강하지 못했다. 이건 써야겠다는 생각에 미치지 못할 만큼 마음에 여력이 없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쓰는 삶을 살아야겠다"
후우, 말로 내뱉으니 저 깊은 어느 바다로부터 편안함이 밀려든다. 쓸 때야 비로소 '나'인 것만 같다. 그래서 이번에 온라인 글쓰기 수업을 신청한 거였다.
내 글에 대한 선생님의 평가는 매주 비슷하다. 에세이인데 글쓴이의 모습이 안 보인다, 어떠한 건지 상세히 말해주지 않아 구체성이 떨어진다. 아하 여태껏 이런 식으로 글을 써왔겠구나.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더니 아무리 눈 비벼도 보이지 않던 것이 타인의 눈엔 계속 밟힌다.
피아노 클래식은 누가 치는지에 따라 다르다. 동일한 악보에서 피어나는 각기 다른 연주자의 성격을 엿볼 수 있다. 부유하는 음악에 비해 글을 적는 나로선 이 정도면 너무나도 많이 나를 보인다고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아직도 더 보여줘야 한다니... 한편으론 부담 스러 움츠러든다.
그래도 계속 꺼내 보자. 상대방에 따라 분위기 차이가 큰 나는 '이 사람에게는 어떤 모습을 취했더라?' 속으로 자문한다. 헷갈린다. 활발한 나였던가, 조용한 나였던가. 중간 없이 이것 아니면 저것이다. 좋게 말하면 호불호가 확실하고 뒤집어 보면 흑백논리적이다. 기분의 높낮이도 뚜렷해 나도 가끔 내가 혼란스럽다. 나이가 들면 좀 나아지려나 세월에 기대도 봤지만... 나이가 모든 걸 해결해 줬다면 모든 노인들이 다 성인이겠지?
이 수업은 일주일에 하나씩 과제글이 있다. 선생님이 내주시는 숙제라면 부르르 반발심 가졌던 옛날과 달리 지금은 눈꺼풀이 감기고 눈알이 뻑뻑해져도 빼먹지 않고 기한 내 글을 제출하고 있다. 물론 '과제'글이란 여전히 미운 오리 새끼 같은 존재이지만 막상 글을 쓸 땐 과제란 걸 잊는다. Enough is not enough. 이 정도면 됐지...라는 한계를 경계하며 오늘도 글을 써냈다. 이렇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