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만나는 시간

겨우, 커피 한 모금에서...

by 오월의 푸른 바람


커피를 볶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추출한 훌륭한 한잔의 커피를 만드는 행위를

만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그 커피가 주는 행복을 온전히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

그것은, 커피와 만나는 온전한 행복감을 아직 접해보지 못한 우연 때문이다.


커피잔에서ㅡ 커피 향에서 ㅡ 입안에서 ㅡ 느낄 수 있는...

시ㆍ미각적 감각이 주는 정직함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마주 앉은 사람에게 조차 커피가 주는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적 배려조차

대부분 허락하지 않는다.


함께 같은 맛의 커피를 마시며

비슷한 행복감에 취하는친구를 가진 행운을 허락받은 사람도 많지않다.

그 _ 또한 커피라 불리는 검은 액체가

행복하게 만들고 싶은 사람을 선택할 때 놓쳐버린 우연한 결정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커피와 사람이 서로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과 마주하는 그때

혼자 오롯이 커피와 마주하는 시간에는

커피와 나는 또 다른 세상으로 짧은 여행을 준비한다.


이 짧은 시간 속에서

온전한 시간만을 위한 짧은 커피여행은 부드럽고, 달콤한 쓴맛을 통해 눈을 뜨는 행위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혀에서 끈적함을 느낄 만큼의 진한 커피를 마실 때면,

더욱 그 짧은 여행의 유혹은 더 커지게 마련이다.


-

처음으로 만나는

혀 중앙 앞부분의 느낌은 강렬하지만 준비되는 않은 감각자들은 알아차리지 못한다.

순간의 감각이 알아차리기 전에 벌써 목안으로 사라진다.


첫 자극에서 허락되고, 제한된 감각 안에서 서서히 혀 뒤쪽으로 스며들어 혀 밑으로 전해저 흘러

내려가며 어금니 근처의 혀 옆 부분 느낌이 자극을 받는 커피를 만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어떤 커피는 혀 밑에서의 활동이 더욱 활발하게 자극되어서 훨씬 입안 쪽의 침샘을 자극하기도 하지만, 목 젖 바로 위의 입천정을 자극하는 커피 또한 매력적이다.


그렇게 활발한 여러 자극이 끝나갈 무렵 커피라는 액체는 목안으로 흘러내려갈 준비를 마친다.

목 넘김이 허락된 검은 액체는 이미 커피라 불리길 거부하며

수직으로 하강하며, 사라질 준비를 마친다.



입안 자극 여운을 계속 유지하면서

목 안쪽으로 사라지는 짧은 순간은 시간을 멈추고 싶은 충동과

또 커피잔을 잡은 엄지 손가락을 움켜쥐는 신기한 행동으로 연결된다.


그 후 깊은 목 안쪽까지 도달한 커피는 알 수 없는 세상으로 급히 사라져 버리지만,

매력적인 향기만으로 다시 목아래에서 입안으로 올라오며 퍼지는 행복한 여운을 남긴다.


그 행복한 여운이 날아가 없어지지 않도록 입술을 닫은 채

어떤 상황에서도 대응 하기싫게 만드는 침묵을 허락한다.



그 여운이 입안에서 서서히 사라질 때쯤 아무도 모르게 짧지 않은 숨이 나온다.


이제 겨우 한 모금인데 ㅡ

아직 커피 잔에는 방금 전의 커피 보다 조금 식어버린 커피가 보이기 시작하지만,

두 번째 한 모금의 시작을 알아차리고 잔을 드는 것은

내가 아닌

한 모금의 커피의 여운이 사라지기 전에

커피 향기를 간직하려는 본능으로 움직여지는 행동을 좀처럼 알아차리 쉽지 않다 ㆍㆍㆍㆍㆍ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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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모금의 성스럽지만 가벼운 의식을 기꺼이 치른 후에는

세상에 대한 새로운 감정을 만날 수 있다.


급하지 않게, 서두르지 않으면서

가볍고, 깊은 또 다른 일상의 기적을 마주하고

행복을 준비하는 단순한 의욕으로 나를 깨운다


커피 한 모금에서 느끼는 행복감은 예상보다 더욱 큰 것일 수 있다.


ㆍ겨우 한 모금에서......................

겨우 커피 한 모금에서ㅡ 20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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