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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ms drawing Sep 16. 2015

그게아니고

가격이 올라서

갈 데가없다.

예전에는 다 내 것이었는데

그를 만나고 나서는 우리 것이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카페, 내가 잘 먹는 떡볶이집, 내가 매일 걷던 길, 내가 놀던 놀이터, 내가 자주 들르는 문방구..


그를 데려갔던 카페, 그가 잘 먹던 떡볶이집, 그와 함께 걷던 길, 그와 놀던 놀이터, 그가 나를 기다린 문방구..


내가 사랑하던 여기도, 내가 좋아하던 거기도, 내가 자주가던 저기도

모두 그의 기억들이 가득해서 돌아다닐 수가 없었다.

새로운 카페를 찾고 떡볶이 대신 꼬치집을 가고 다니던 골목을 바꾸고

놀이터말고 공원으로 산책가고 문방구는 없어졌다.

하나씩 지워가자.

정신을 차리고 보면 그 길 위에 서 있고, 꿈에서 그 떡볶이를 먹고있다.

익숙한 것들이 불쑥 불쑥 침범해 오는 통에 완벽한 이별은 불가능해보이기만 한다.

이사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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