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김에
책방에 들러 한바탕 구석구석을 탐방하고
저녁에 친구를 만나 소주잔을 기울였다.
이제 새로운 만남에 솜털이 복실복실 해진 친구다.
-좋겠다. 한참 좋을 때구나.
-너무 좋아! 그런데, 너무 좋은데... 왜 좋은지 모르겠어.
-(빡!!!) ...
-오해하지 말고 들어.
그냥.. 너무 좋다보니까 이 사람이 내 남자친구여서 좋은 것인지
그저 남자친구가 생겨서 좋은 것인지 모르겠다고.
-...
-전자이면 좋겠는데, 후자라면 이사람에게 좀 미안할것 같아서..
-별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구나..
그냥 좋으면 그걸로 된 것 아니야?
'꼴꼴꼴꼴...'
그저 친구의 배부른 소리라고 생각했지만 돌아오는 발걸음에 맞춰 생각이 깊어졌다.
이별한것이 슬픈 것일까
그 사람과 헤어진 것에 슬픈 것일까
확인 할 필요가 절대 있었다.
전자라면 비련의 여 주인공 놀이에 빠져있던 것이고,
후자라면 응당 되돌려 놓으면 그만 아닌가.
머뭇거릴것 없이 전화기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