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대로 말해 2
"내가 전화하지 말랬지."
나지막한 목소리는 분명히 그의 목소리였고 얼어붙은 듯 했던 상황은 언제 그랬냐는듯 화끈하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 부끄러움은 뭘까. 당연히 수신거부일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한달여간을 그렇게 지냈을 그에게 미안함이 폭발했다. 나를 수신거부 하지 않았다는 약간의 반가움과 고마움, 그로인한 안도감과 엄청난 소음이었을(진동이었다 해도) 전화벨에 민망함과 미안함이 뭉쳐 큰 절이라도 하고싶었다. 기회다! 알수 없는 희망이 일순간 강타했지만, 달아오른 얼굴과는 달리 목소리는 침착하게 준비되어있었다. 뜨끈하게 달아오른 귓볼을 문지르며 조심스럽게 전화기 너머를 탐색하며
"미안해. 안 받을 줄 알았어."(궁서체)
"안 받을 전화는 왜 해? 받을 생각이 없던거면 그냥 끊을까?"
"아니 아니 아니.. 그게 아니구 그러니까.. 미 안 해.."
"미안할 일을 왜 해? 왜 전화 했는데?"
"아... 그게.... 그....아! 택배 잘 받았나해서."
"무슨 택배?"
"뭐긴~ 빌렸던 옷이랑 책이랑.. 뭐 그런거. 자기 애장품인데 나한테 있었잖아."
"몰라. 그딴거 다 버렸어."
뭐?!
내 오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