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나라사람이세요?
https://www.facebook.com/huffpostkorea/posts/600867000060962
조선에 실린 남씨라는 사람의 어느 칼럼이란다. 아직도 이런생각을 하는사람이 있다니 실로 놀라울수밖에없다. 본인이 공부를 못했기 때문에 직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은것을 당연한것이라고 여기고있는것 같다.가끔은 월급을 떼이고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너무나 덤덤하게 풀었다.
공부를 못했던 본인에게 '부당한 대우'는
서울대에 나와 열심히 취업준비하지 않은 본인의 업보쯤으로 여기는것 같다.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다니 그런 일이 있다면 다시는 없도록 고쳐야 하는것이 맞다. 남씨의 글에 딴지를 걸은 기사내용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한다. (능력이 되물림되는 현 상황에 대해 기자는 역설했다.)
서면 인산이요 앉으면 죽산이라.
죽창을 들고 피흘리며 쓰러져간 그 때 그 사람들은 글을 몰랐고 아는 것 별로 없었다. 그저 본인 할일(먹고사는것)에 충실했던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죽창을 들었던 이유에 대해 남씨는 무슨생각을 할까. 아는것 없고 똑똑하지 못했으니 가만있으라고 할까? 입시에서 우위에 있지못함을 따진다면 엘리트주의에 빠진 가엾은 노예근성이라고밖에 못하겠다.
노예근성은 자신의 소리를 내는 것을 부끄러이 여기는 마음이다.
나보다 우위에 있다고 여기는 사람만이 내 위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질문하겠다. 누가 누구의 우위인가? 다양성을 잃는 순간, 사람들은 수직으로 나열시키는 관계에 빠지고 만다.
내가 누군가와의 관계에 우위를 점치는 순간 깨달아야한다.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지 않는가?
저급한 열등감은 자신의 위치를 셈하게 만든다. (물질에 대한 열등감이 제일 크겠지) 그리고 아래를 보며 안도하거나 위를 보면서 부러워한다. 때로는 나를 우위에 올려줄 약자를 찾기도한다. 반드시 열등감이 나쁘기만 하다고 할 수 없지만 내 스스로도 부담스러운 동네에 발을 들여놓을 때에 나의 행색을 점검한다. 그런 내가 싫고 부끄럽다고 여기면서도 본능적으로 계산한다. 자본주의에서 나고 자란 나도 별 수 없는 사람인지라 때때로 그런다. 우러러 볼 사람은 멘토 한명으로 충분하다. (때론 여럿의 멘토가 있을수도있지만, 우러러 보는 것은 존경이 전제된다.)
성적과 시험으로 사람을 판가름하고 대우할수 없다. 시험은 관료가 되는 길이었고 관료는 권력이 있었고 권력은 부와 직결되었다. (명예와는 다른이야기다.) 성적은 시험과 관련이 깊고 아주 극단적으로 표현 한다해도 권력이며 부의 징표가 된다. 과거, 과거에 급제한 사람이 나라의 녹을 먹으며 노비를 부리고 살던 조선이라는 나라가 있었다. 그곳에서는 시험조차 아무나 볼 수 없었다. 기회가 균등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곳은 대한민국이다. 굉장히 다른나라이다.
나는 종로를 사랑한다.
고궁이 나를 감싸안고 인사동은 기품과 유희가있고 거리의 어디를 쓸고가든 낙엽조차 운치있다. 그러나 조선이라는 나라를 그리워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도 왕이 있고 멋진 왕자님과 공주님이 있다면... 동화적인 상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왕자의 존재는 내가 신데렐라가 된다는 가정하에 즐거운것이고 공주의 존재는 내가 공주라는 전제에 즐거운것이다. 왕이 있으므로해서 나는 시민이 아니라 신민이 된다. 동화적 상상때문에 내 신분을 신민으로 하등시키기도 싫고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있는 대한민국(지금의 한국이 그런나라인지 의심이 들긴하지만)이 나는 좋다. 화가나고 분노하기도 하지만 자랑스럽고 사랑이 넘치는 더 좋은나라가 되길 바란다. (아직 미혼이지만) 나의 자녀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이길 꿈꾼다. 제발 헬 헬 거리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헬이라고 붙이기전에 나는 어떤행동을 하고 있는가 자문해본다. 아직은 주변에는 따뜻한 사람들로 넘쳐나고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내것이면서 온전히 나의 것도 아니다. 주변의 누군가도 마찬가지다. 그들도 그들의 것이 아니다. 누군가가 사랑하는 존재에게 함부로 할 수 없다. 그 누구도.
어느 나라사람이세요?
조선사람아니에요.
대한민국사람입니다.
누가 누구를 함부로 대해도 되는 그런 곳이 아니다. 스스로 그런 대우를 받고 있다면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 당연하다고 여겨도 안된다. 그렇게 안되도록 해야하는게 맞지 않나? 적은보수를 받는것이 당연하고 월급을 떼이는것이 당연하게 여긴다니 어느나라 노예이야기인지 모르겠다.
남씨에게 묻고싶다. 당신은 어느나라 사람이오?
잘못된것은 고치고 싸우면 화해하고 슬프면 위로하고 때로는 피켓을 들고 외치기도 하고 어려운 사람에게 밥을 퍼서 건네고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 세우는 누군가가 있는 한 이곳은 지옥일수가없다. 인간이 생겨난 이상 그 이전에도 그냥이란 것도 원래라는 것도 없다. 언제나 변화무쌍했고 달라지려고 끝없이 노력해왔다. 세상이 그런곳 아닌가. 다시 한번 남씨에게 묻고싶어졌다. 당신은 조선사람이요? 대한민국 국민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