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 떠난다 #6

진짜 러시아를 만날 수 있는 곳

by Zak


남대문 시장을 지날 때면 낯익지 않은 얼굴들과 생소한 말들 때문에 관광객이 된 기분이 든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국의 깊숙한 부분까지 느껴보고자 전통시장을 찾았겠지만 남대문엔 외국어를 하는 상인들과 관광객들만 남았다.


명동도 마찬가지다. 특히 평일에 가면 관광객들이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와 점원들이 그들을 유인하기 위해 쏟아내는 중국어, 일본어 홍수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길거리 간식은 떡볶이, 어묵의 수준을 넘어섰다. 나조차 처음 보는 신기한 간식들이 외국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남대문과 명동에 온 관광객들은 한국을 어떤 모습으로 기억하고 돌아갈까.


하지만 러시아 관광객인 나는 전통시장부터 검색했다. 어딜 가든 동네 시장 구경은 현지 사람들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하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르이낙’이나 모스크바의 ‘이즈마일로보’ 모두 박제된 관광지이지 생활의 터전은 아닌 듯했다.


휑한 시장. 시간을 잘못 맞췄나




체리가 유혹을...


르이낙은 가게도 많지 않았을 뿐더러 지나가자 “곤니치와” “니하오” 인사를 쏟아냈다. 모른 척 지나가니 어디선가 “안녕하세요” 말을 걸어왔다. 더 둘러볼 마음이 사라져 서둘러 밖으로 나오다 눈길을 사로잡은 체리 한 봉지를 구매했다. 그래도 기왕이면 한국말로 인사를 건넨 곳에서. 이즈마일로보는 파장시간에 가서 그랬는지 썰렁했고, 기념품 위주 가게들만 가득했다. 그래도 거기서 적당한 가격에 마트료시카를 하나 살 수 있었다.


시장보단 대형마트에서 더 현지 냄새가 났다. 러시아에서 유명한 초콜릿을 사고 싶다는 말에 현지인 가이드는 우리를 역 앞 대형마트로 이끌었다. 가이드북에 나온 초콜릿을 얘기하자 고개를 가로저었다. 취향 차이는 있겠지만. 마트에 가니 현지 사람들이 평소 먹는 음식들이 가득했다. 커다란 소시지 코너와 칸칸이 들어찬 보드카와 맥주에 눈이 갔다.


추천받은 꿀 맥주와 초콜릿. 먹어보고 맛있으면 선물로 더 사가려고 했는데 돌아다니면서 대형마트를 찾을 수가 없었다.


가장 신기했던 건 웬 비곗덩어리. 한국에서 잠시 공부했던 가이드는 한국에 있으면서 OO(이름은 기억 안 난다)가 너무 그리웠다고 말했다. 한국인에게 김치가 있다면 러시아인에게는 OO가 있다고 했다. 특별히 조리하지 않고 숟가락으로 그냥 퍼먹는기도 한다고 해 더 충격을 받았다. 외국인들도 김치의 시큰한 냄새에 처음엔 다소 놀라겠지만.


com.daumkakao.android.brunchapp_20160304103237_0_rotate.jpeg 맛이 안 궁금한듯 궁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