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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ak Oct 26. 2016

런던, 던트북스(Daunt Books)

토요일 오전 던트 북스(Daunt Books)에 들어선 관광객은 손님들의 방해꾼이었다. 책을 읽기 위해 혹은 점찍어둔 책을 사기 위해 서점을 찾은 이들에게 '찰칵'대는 소리는 분명 귀에 거슬렸을 것이다. 누구도 눈치를 주지 않았지만 도서관 마냥 조용했던 서점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게 그들의 평온함을 깨는 것 같아 미안했다. 하지만 고동빛 나무 서가에 가지런히 꽂힌 책들과 무심하게 놓인 듯 하나 눈길이 가게 진열된 책들 그리고 창문으로 쏟아지는 빛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염치불구하고 카메라를 들게끔 만들었다. '가장 아름다운 서점'이라 불리기 충분했다.


던트북스는 최고의 여행 전문 서점이다. 3층으로 이뤄진 서점엔 대륙별, 나라별로 여행책들이 가득하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놀이터 삼아 하루 종일 둘러보아도 모자랄 만큼 책이 가득했다. 다만 던트북스는 자신들의 정체성이 여행 서점에 갇히는 것을 원치 않는 듯하다. 이곳에서 산 찰스 디킨스 '크리스마스 캐럴'에 책갈피 하나를 꽂아주었는데 거기엔 '우리는 최고의 여행 서점으로 평가되었으나 우리는 그 이상이 되려고 노력한다'라고 적혀있었다. 또 '이곳에 진열된 것들은 우리가 읽었고 사랑하는 책들이다(Here, and througout the shop, displays suggest the very best books we have read and loved)'란 말도 참 인상 깊었다. 베스트셀러나 방송이나 영화로 화제가 된 책 위주로 진열하는 서점들의 모습과 확연히 달라보였다.




사진을 찍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는 사이 서점 앞에 차가 떡하니 자리를 잡았다.  



한국 가이드북을 볼 때면 늘 표지에 집중하게 된다. 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다음으로 눈길이 가는 건 아일랜드.


서점에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사로잡았던 곳. 'Why I write'를 살까말까 한참 고민하다 '크리스마스 캐롤'을 집어왔다.


여행 전 더블린 writer center 오픈 하우스에 갔다 찰스 디킨스가 더블린에 와서 낭독회를 했다는 얘길 들었다. 아이리쉬 엑센트가 꽤 그럴 듯했다고 한다.


서점들이 사라지면서 도리어 서점들이 주목받고 있다. 오프라인 서점 불황에 홀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일본 '츠타야 서점' 성공 비결에 대한 각종 기사가 쏟아지고, 교보문고가 만든 100인의 테이블이나 '책을 이것저것 빼보기만 하고 사지 않더라도 눈총 주지 말 것' 등 5가지 교보문고 운영지침도 회자되고 있다. 서점은 물건을 파는 마트 같은 공간이 아니다. 잘 팔리는 것 위주로 진열하고, 싼 값에 많이 팔려고만 한다면 서점은 마트와 다를 바가 없다. 서점은 현세대가 문화를 향유하고 이를 다음 세대로 이어갈 수 있게 할 수 있게 하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서점들이 그리고 파리에서 방문했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와 이곳 '던스 북스'는 그런 곳들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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