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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비 Jul 16. 2019

26. 여행의 끝

마지막 회

# 점, 선, 면

점이 모여서 선을 이루고 선이 모여서 면을 이룬다. 그림의 기본 점선면에 대한 설명이다.

오늘 하루를 기록하고 싶어서 한 장 한 장 그리다 보니 한 달에 한 권씩  연습장이 채워져 갔다.

하루에 한 장 많게는 세 장을 그리는 일은 어렵지 않다. 점 같이 작은 선택 하나를 쌓아가면서 작게는  하루가, 넓게는 모든 삶이 선택의 연속임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2017년 11월 8일

아침 9시에 나와서 오타루 역으로 향한다. 날씨는 처음 오타루에 왔을 때처럼 우중충했다.

3박 4일이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혼자서 가는 마지막 여행으로 오타루를 선택한 건 좋은 선택이었다.

오타루에서 3박4일간 일정이 끝나고 놀러오는 친구들을 만나러 도쿄로가는 길에 들린 삿포로


오타루의 일정들을 모두 마치고 한국에서 놀러 온 친구들과 도쿄에서 합류하고 놀다 보니 어느덧 

일본에서 있을 시간이 하루도 남지 않은 2017년 11월 14일 돌아가는 날이 다가왔다. 




돌아가는 날

 

12일~13일 

친구들을 먼저 보내고 하루를 도쿄에서 혼자 보낸 뒤  오사카, 간사이 국제공항으로 넘어갔다. 

진짜 1년 동안 비행기는 원 없이 탄 것 같다.

오픈티켓을 김포에서 오사카, 오사카에서 김포로 돌아가는 비행기로 끊었기 때문이다. 

11월 13일,  친구들을 보내고 다시 간사이공항으로 돌아왔다.


14일 

간사이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마지막 핸드폰을 정지하기 전, 그동안 신세를 졌던 옆집 할머니 오카무라상에게 전화했다.

“지금 한국으로 돌아가요, 그동안 정말 감사했어요.”


 “성원, 나 잊지 마. 가서도 잘 지내고.. 또 연락해”


수화기 너머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오카상은 종종 자신이 죽으면 누가 슬퍼해줄까 하는 말을 하곤 하셨다. 그래서인지 잊지 말라는 그 말이 무겁게 다가왔다.


“절대 안 잊을게요 오카상 또 연락할게요.”


바깥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밤 8시5분 출발해서 10시 13분 한국에 도착했다.


다시 일본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한국으로 가면  조금은 덜 바쁘게 살고, 여유를 즐기면서 오늘 할 수 있는 일들에 집중할 수 있을까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해외생활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올 때의 심정은.. 여권 찢어라 안 돌아가련다!!


김포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찾고 전철을 타러 가는 길이 퍽 낯설게 느껴진다.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는 술냄새가 났다. 


저녁 10시 45분, 공항에서 수속을 마치고 나와서 전철을 타러 가는 길, 나는 왜 이 길이 낯설게 느껴지는가

집에 도착하니 시간은 자정을 지나고 있었다. 

일 년 만에 보는 엄마와 형 일 년 동안 변하지 않은 집.. 씻고 누웠지만 잠이 오질 않았다. 

눈을 감으면 얼마 전까지 거닐던 일본 거리가 아른거려서인지

보일러를 튼 겨울의 집 공기가 건조해서인지 알 수 없었다. 



에필로그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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