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입었다

by 타비


1.

동네에 가족을 제외하고도 나를 반겨주는 존재가 있다는 건 따뜻한 일이다. 단골 카페에 있다 보면 점심쯤 되어 할머니와 함께 나타나는 털뿜뿜이가 있다.


유독 나만 보면 격하게 꼬리치며

몸을 부딪히며, 아프지 않게 손을 깨물며

얼굴과 귀를 핥으며, 온몸으로 사랑을 표현해 온다.

2.

뭐라고 말해야 할까 가끔은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이 있다. 그러면 나는 잠시 노트를 펴서 팬을 잡고 넘쳐 나오는 것들을 붙잡아본다.


그림에는 덩실덩실 춤을 추는 사람이 있고

요리를 하는 사람과 꽃을 건네는 존재들과

그것을 받는 사람들,

목욕하기 싫어서 버티는 고양이와 강아지가 있다.

이네들이 보여주는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그냥 일상의 편안함 같기도


3.

오늘은 이번 주 그 어떤 날보다 햇살이 따수웠다

드나드는 바람도, 공기도

지나가는 사람의 표정도

온통 가을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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