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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티씨 Jun 02. 2020

헬스장과 프리미엄 서비스, 어려움

"조금씩 글 조회수가 늘고 있어 정말 즐겁게 브런치를 쓰고, 또 글감을 모아 두고 있습니다. 따봉과 팔로우는 제가 더 글 쓰게 만드는 채찍질이 됩니다."
plz




이번 글의 발단은 제가 다니는 헬스장이 프리미엄 매장으로 바뀐 것입니다.


3년 전 새로 이사 온 동네에서 헬스장을 알아보던 중 새마을 휘트니스라는 곳을 추천받았습니다. 

동네에서 저렴하고 시설도 괜찮은 곳이라는 이웃분들 얘기에 찾아보니

프랜차이즈 휘트니스라 이용권을 끊으면 전 지점을 이용할 수 있어서 아주 매력적이었습니다. 

덕분에 회사 근처 지점과 집 근처 지점 모두를 이용해왔는데.


연초 집 근처 지점이 이사와 함께 

회사 명도 고투로 변경!

집 근처 지점은 브랜드의 새로운 프리미엄 지점으로 전환!

두둔탁


기존 새마을이 갖고 있던 뭔가 덜 세련된 이미지와 저렴한 이미지를

바꾸려는 시도인 것 같은데

깔끔하게 바꾸니 파란색 로고는 마음에 들었다.

새마을은 원래도 저렴한 멤버십 요금에도 꽤 it 친화적인 헬스장이었는데

앱을 사용해 회원권 관리를 하고, 출입에 앱 내 바코드를 이용했다. 

(다시 생각해보니 평범한 건가 싶기도)


문제는 내가 주로 이용하는 정릉점이 프리미엄 지점인 '어반' 매장이 되며 가격이 약 세배로 뛰었다. 

기존 회원은 남은 이용권 기간이 종료 후 새 가격으로 등록해야 하는데, 

음...

바뀐 매장은 이전에 비해 장단이 있었는데 

다만 세배 올라간 가격만큼 효용이 세배로 늘어난 느낌이 아니다. 

출입 시 무조건 앱을 써야 하고, 별도로 밴드를 사용하고 

기존에 반드시 필요하지 않았던 하드웨어가 필수가 돼버리니 짐이 더 늘어나버렸다. 


바뀐 정릉점은 이 브랜드 3호점으로 꽤 초기 지점이다. 

베드타운 중에 베드타운에 위치한 지점인데

프리미엄 지점으로 바꾼 사실에 의아했다. 

이 동네가 소비력이 있는 지역인가? 

내부적으로 프리미엄 지점 테스트를 마침 이사할 때가 된 지점에 한 것인가? 

'싼' 이미지를 벗어나려고 리브랜딩을 하면서 프리미엄 상품도 준비하나?


고투는 기존에도 헬스장이 아닌 운동하며 자기관리를 하는 열정적인 사람들이 모여있는 공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헬스장에서 영어 교육 서비스 광고를 하는 공간/광고 비즈니스를 해왔다. 

거기에 글로벌 컨설팅 회사 대표가 영입되고 투자도 받으며 수익모델 강화에 초점을 두는 모습을 계속 보여줬는데

앱도 만들고 동영상 강의도 만들며

저렴한 멤버십 비용 대신 다른 곳에서 수익을 내려는 것 같았다. 피티 역시 오지게 팔려하고. 


하지만 헬스장이 어려운 사업인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

최초 지불한 이용료 이후 재구매율도 낮고, 그래서 월 단위가 아닌 연단 위로 할인을 해서 연초에 회원을 싹 모으려고 한다. 대형 매장일수록 지속적으로 나가는 유지비가 크다 보니 매월 꾸준히 수익을 내야 하고, 이게 어렵기 때문에 저렴한 이용료로 일단 고정 비용을 먹고 가자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진짜 수익을 내야 하니 피티며 그룹운동이며 팔려고 발버둥을 치는 게...


그럼 시설이며 위치며 프리미엄 지점에 더 유리해 보이는 강남이나 선릉 또는 다른 부촌 지역이 아닌 굳이 성북구로 한 이유는 뭘까 (우리 동네 잘 사는 동네였나?.?)

강남, 선릉 같은 대형 지점 이용료를 3배 올렸을 때 후폭풍이 정릉점 같은 소형 지점에 비해서 더 클 테니까 아마

대형 지점이 이용료를 올리고 예상 이상으로 재구매율이 낮아진다면

이래저래 리스크가 큰 대형 지점보다 

초기 지점에 규모도 작은 곳을 프리미엄 지점으로 돌리는 건 나름 마땅한 판단으로 보인다

다만, 이용자 입장에서 세배 오른 가격만큼 차이를 못 느끼는 게 문제지. 

좋게 생각해도 이사하며, 인테리어 하며 든 비용을 올린 회비로 메꾸는 걸로 보인다 

코로나와 기간이 겹쳐서 정확히 판단이 어렵지만 실제 이용자 숫자도 전보다 줄어든 게 눈에 보인다. 

코로나 사태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지금 지점이 가격 정책을 유지할지가 궁금하다. 

최근 조금이나마 할인을 하는 것 같은데, 

글쎄.. 미미한 수준이라. 


얼마 전 이용기간이 1달 남았다는 알람이 왔다. 

과연 나는 지금 지점을 계속 이용할까? 나름 3년 동안 이용하고, 주변에도 적극적으로 추천한 코어 고객이었다고 자부하는데,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브랜드나 기업이, 이후 가격 옵션을 다양화할 때, 특히 프리미엄화를 추진할 때 

어떤 문제를 겪을 수 있는지

이용하고 있는 헬스장을 통해 체감하고 있다. 

싸게 팔기는 쉽다. 다만 박리다매도 한계가 있고, 특히 오프라인 서비스에 구매 가능한 제품이 한계가 있는 헬스장 같은 서비스업은 수익률이 천장에 쉽게 닿아버린다. 

게다가 '싸다'는 이미지는 약간의 가격 인상에도 고객 반발을 크게 불러일으킬 수 있는데. 

쉽게 얻어버린 싼 이미지는 업종에 따라, 제품 포맷에 따라 이후 발목 잡기가 쉽구나. 


이번 헬스장 사건을 보며, 과거 저렴한 콘셉트로 승부 보려 했던 카페 사업과(그땐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했지만) 오버랩되어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었는데. 

고투 휘트니스가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지켜보며,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브랜드가 어떻게 한계를 극복해갈지 스티디 해볼 예정. 

그리고 내가 계속 이용할지 여부는 여전히 네가튀브. 


*이번 칼럼 내용은 영상으로도 제작되었습니다. 함께 공유합니다. 브런치 앱에서 바로 볼 수 있는 영상과 유튜브 링크를 첨부합니다. 


https://youtu.be/MngIrrDQYNg


#고투 #헬스장 #프리미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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