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2

나이로비의 므코코테니

내가 온몸으로 므코코테니(mkokoteni, 리어카 같은 손수레)를 끌면서 일을 하는 사람들을 그 날 처음 본 것은 아니었다. 그 가파른 도로에서 수많은 자동차들이 미친 듯이 속력을 내면서 달리는 그 위험 속에서 엉금엉금 기는 듯이 일하는 이들을 보는 것은 늘 겪는 일이었다. 그 길은 나이로비에서 가장 높은 상업빌딩들이 모여 있는 어퍼 힐(Upper Hill) 지역으로 가는 길이었는데, 공교롭게도 그건 나이로비에서, 아니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거대한 슬럼, 키베라(Kibera/Kibra)로 가는 길목이기도 했다. 므코코테니 일꾼들의 고객들은 바로 키베라에서 감자와 토마토, 양파 따위를 기다리는 소규모 상인들이니 이 힘겨운 노동은 이 길목을 필수적으로 지나야만 달성될 수 있는 일상이었다.

그토록 ‘일상적인’ 므코코테니와 일꾼들의 존재였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그 존재는 도로 위의 ‘불순물’과도 같았다. 일꾼들의 몸은 으르렁거리는 자동차들의 빵빵거리는 소리와 무례한 운전자들의 욕설에 둘러싸여 어찌 보면 당장 차에 치여도 이상할 것 같지 않은 그런 상황에 반복적으로 노출되어 있었다. 솔직히 네다섯 명의 일꾼들이 달라붙어 힘겹게 가파른 언덕길을 따라 음코코테니를 끌어올리는 모습은 외면하고 싶은 장면일 때가 많았다. 정말이지 어이없게 괴로운 노동을 꿋꿋하게 이어나가는 것에 막막함을 느꼈던 것 같다. 어쩌면 고통의 존재를 인지하기는 했지만 애써 거부하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날, 그 순간에, 숨이 넘어갈 듯한 고통 속에서 채 삼키지 못한 침을 흘리면서 주저앉은 그이를 보았던 그 순간, 나는 외면이라는 방어기제를 공감이라는 감정으로 전환시켰던 것 같다. 이 도시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서의 의무감이 되살아났던 것 같기도 하다. 그 미련스러울 만큼 고통스러운 그 노동, 그 구시대적이지만 끊임없이 현존하는 움직임의 기술 (the art of moving) 뒤에 있는 삶과 이야기를 알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