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단 무바라크, 라마단 카림

by 심한수

어제 무슬림 난민가정에 전화할 일이 있어서 전화를 돌리다가 문득 깨달았다.


'아, 참 라마단이지.'


지난 15일부로 약 한 달 정도의 라마단이 시작되었다. 이제 전세계에 있는 무슬림들이 해가 떠 있는 시간 동안에는 금식을 하고 경건하게 지내지만, 해가 지면 음식을 만들어서 가족과 친지를 대접하는 그런 명절과도 같은 시간을 보낸다.


애리조나의 뜨거운 여름 힘들게 라마단을 보내던 친구 루시아가 고향인 인도네시아 자바의 작은 마을에서 어머니가 만들어주시던 음식을 그리워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그 친구를 통해서 라마단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임신중이거나 수유를 하거나 생리를 하는 여성들, 당뇨병환자나 중병을 앓는 병자,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융통성 있게 적용이 되는 단식이며, 저녁시간에는 Iftar, 즉 라마단 기간 중 금식 후 먹는 첫 식사를 서로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무슬림이 아닌 사람들이 쉽게 가지는 고정관념과는 달리 라마단은 풍족하게 즐기고 서로 나누는 축제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내가 처음으로 초대받았던 Iftar은 케냐에서였다. 케냐 사람은 아니었고, 친구를 통해서 사귄 나디아라는 미국친구의 집에서 라마단 기간 중의 하룻밤을 보냈기 때문이다. 그녀는 파키스탄에서 미시간으로 이민을 간 아버지를 통해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무슬림으로 자랐기에 나이로비에서도 라마단을 열심히 지키면서 지내고 있었다. 맛난 사모사와 음식들을 배터지게 먹고 밤새 영화도 보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잠도 잤지만). 나는 나이로비를 떠났지만, 나디아는 지금도 그곳에서 이제는 새로 태어난 딸과 함께 라마단을 보내고 있을터이다.


오랜만에 옛 친구들에게 메일을 띄어서 라마단 인사를 전해야겠다.


라마단 무바라크 (Ramadan Mubarak)!

라마단 카림 (Ramadan Kare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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