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점이야기

2018년 12월 28일

by 심한수

82명의 시험지와 페이퍼를 채점하고, 성적 입력하다가 기절할 뻔 했다. 벌써 몇 달을 채점 보따리와 무거운 노트북을 가지고 출근 전 퇴근 후 홀로 차 한 잔 놓고 볼펜을 갈아끼우면서 피드백을 주느라 손가락이 얼얼. 내가 왜 페이퍼를 3개나 쓰라고 했는지에 대한 후회는 타이밍이 늦어 의미가 없고 (실라부스를 만들 때는 30명이 들을 줄 알았...). 그래도 몇몇이 마지막 페이퍼와 기말고사의 말미에 고맙다는 말을 써준 것에 맘이 뭉클하지만 성적입력이라는 노동은 뭉클한 마음과는 별개였다!

학교웹사이트 문의게시판에다가 강의플랫폼에 점수를 냈는데 이상하게 나온다고 징징거리는 질문을 올리는 덜떨어진 강사가 걱정되어 한밤중에 전화해주신 학교직원 선생님한테 전화기가 닳을 정도로 고맙다고 인사하고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성적마감의 밤을 불태웠다. 심지어 직원선생님 덕분에 성적공개는 플랫폼이 아니라 포탈에서 하는 것도 알았다 (진짜 옴마야 싶었다). 한바터면 학기 끝나고 각자의 나라로 돌아간 학생들로부터 전세계에서 메일이 빗발칠 뻔 했다. 흑흑. 그래도 강의는 즐거웠다. 다시 할 기회가 온다면 일단 페이퍼 숫자는 줄이고, 좀 더 열심히 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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