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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한수 Jul 22. 2016

어떤 작별에 대한 기억

몇 번의 작별인사를 나누면서 미묘하게 서운한 감이 있었다. 나도 생각보다 눈물이 나지 않았고, 또 내일 다시 볼 듯이 헤어지는 것이 좀 섭섭하다 싶기도 했다. 그날도 그렇게 마을 어귀에서 인사를 하고 돌아서서 걸어나오다 무심코 뒤를 돌아봤더니, 할머니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가 고개를 빼꼼히 돌리고 나를 쳐다보고 있다. 그래서 다시 손을 한 번 더 흔들고 걸어가다가 또 한 번 뒤를 돌아봤는데, 아이도 걸어가다 다시 뒤를 돌아보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세 번을 다시 돌아보고 손을 흔들었는데 서로 멀어져서 보이지 않을 때가 되어서야 내 눈에서 눈물이 나왔다.


사람들 삶은 팍팍해지는데 왜 그렇게 주변에서 공사 중인 건물들의 층수는 높아져만 가던지. 개발이란 것은 대륙이 달라도, 나라가 달라도 어쩌면 그렇게도 상투적인지. 이제는 그 건물들 사이로 큰 도로가 뚫려서 철거되고 없어졌을지도 모르는 그 마을을 그렇게 마음 속에 그려 넣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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