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2024년 12월.
그때와 비슷한 시작은 사절이었다.
여권을 두고 와 비행기를 놓친 경험이 있기에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출발했다.
약 3시간 전에 도착했다.
급하게 준비한 여행이었지만 수속 절차를 줄이기 위해서
스마트패스를 준비하고 비짓제팬도 신청하고 체크인도 진행했다.
그런데 온라인 티켓을 처음 발권받아 촌스러운 짓을 해버렸다.
지류로도 받아야 하는 줄 알고 한참 키오스크를 조작했는데
이미 체크인을 했으니 끝났다는 거였다.
허탈한 마음이 들었지만 안심도 됐다.
이미 잘해뒀구나.
수속을 밟으러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을 때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니 방송이었다.
여권을 찾으러 오라는 거였다.
여권이 없다는 사실을 그제까지 모르고 있었다.
수속하기 전에 알아서 다행이지.
어디로 찾으러 오라는지 듣지 못했다.
주위 직원들에게 물어봤더니
한 직원이 퉁명스럽게 그걸 왜 자신에게 묻냐는 듯이 잃어버린 곳으로 가보라고 했다
키오스크 근처에 있는 직원은 2층 분실물 센터로 가라고 안내해 줬다.
분실물 센터에서는 3층 안내 데스크에 있다고 알려줘서
돌고 돌아 안내 데스크에서 겨우 여권을 받을 수 있었다.
허둥지둥 여권을 찾으러 왔다고 하니
직원은 익숙하다는 듯이 무덤덤하게 서명을 받은 후 여권을 건네줬다.
액땜했네.
이제 진짜로 출발해 보자.
스마트 패스를 해뒀기 때문에 줄이 짧았다.
그런데 자꾸만 인식이 되지 않았다.
결국 직원이 달려와 처리해 줬다.
미리 준비해도 소용이 없는 것 같다는 허탈함이 들었다.
짐 검사 중.
당연히 무사히 지나가리라 생각했는데
기분 나쁜 소리가 나더니 내 짐은 옆으로 빠졌다.
무선고데기가 문제였던 것이었다.
무선고데기는 폭발 위험이 있어서 기내에도 수화물로도 반입금지라고 했다.
알고 보니 주의 사항에 대문짝만 하게 걸려 있었다.
급하게 짐을 챙기느라 체크하지 못했다.
폐기할지 택배를 보낼지 선택하라는 말에
고민하다 택배로 보내기로 했다.
직원과 함께 지금까지 지나왔던 기나긴 줄을 다시 빠져나왔다.
택배 부치는 곳은 다행히 멀지 않았다.
작은 고데기 하나 보내는데 만 원을 받았을 뿐 택배 처리는 신속하게 진행됐다.
다시 수속을 밟았다.
이번에는 물 흐르듯이 진행되었다.
게이트에 1시간 전에 도착했을 때 가슴을 쓸어내렸다.
또다시 여행 시작 전에 여행은 이미 시작되었다.
고생한 나에게 만찬.
앞으로 이틀 동안 못 먹을 한국에서 먹는 마지막 식사겠구나.
떠난다.
진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