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마쓰#3
일본 소도시, 다카마쓰에도 대형서점이 존재한다.
[미야와키 서점]
서점 안은 조용함을 넘어 고요했다.
가사 없는 유행가의 피아노 멜로디 흘러나올 뿐이었다.
교보문고나 영풍문고와 같은 대형서점 규모인데 분위기는 독립서점 같았다.
시끄러운 걸 극도로 꺼려하는 편인지만
책을 골라 빼내고 집어넣는 소리조차 눈치가 보일 정도가 되니
다른 의미로 소리가 신경 쓰였다.
[화제의 책]
시리즈 책의 향연이었다.
~이야기로 가득 차 있는 코너.
수면 이야기, 멘탈 이야기, 경제 이야기를 넘겨봤다.
일본은 도식화해서 간단명료하게 전달하는 건 도가 튼 것 같다.
부탁받은 선물을 사기 위해 소설 코너를 어슬렁거렸다.
목표 : 무라카미 하루키, 노르웨이의 숲 찾기
노르웨이 숲을 사랑하기에 원어로 읽어보고 싶다는 그의 소망을 이루어 주기 위해서다.
어렵지 않게 하루키 이름표는 찾았지만 노르웨이 숲은 없었다.
검색을 해보았더니 재고가 없는 게 아닌가!
알고 보니 2페이지에서 찾고 있어서 그런 거였다.
1페이지로 넘어가니 재고가 있었다.
분명 있다고 하는데… 위치를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두리번거려 직원을 찾았지만 너무나도 바쁘게 자신의 일을 하고 있는 걸 보고 차마 말을 걸지 못했다.
서점이야 뭐, 매일 갈 테니까.
미루어놓기를 시전하고 둘째 날 다른 서점에서 구매했다.
일본 아이들이 모국어를 배울 때 사용하는 교재가 궁금해 유아 코너로 갔다.
올라가니 손님이 나 하나뿐이었다.
어서 오라는 직원의 말이 공간 전체에 울려 퍼졌다.
쭈뼛거리다가 겨우 한 걸음씩 내디뎌 어떤 책이 있는지 파악하러 갔다.
그림책들이 환하게 반겨줬다.
어쩜 그리도 귀여운 그림책들이 많던지.
한 장 한 장 넘겨보면서
어떤 책을 학생들이 좋아할지 생각하며 즐거워했다.
일본에도 구몬이 있었다.
드릴 시리즈가 단계 별로 잘 나누어져 있다.
반복학습하는 걸 드릴이라고 한다.
언어든 뭐든 습득하기 위해서는 반복 훈련이 가장 중요한 법이다.
[가타카나, 히라가나]
산리오나 포켓몬스터 같은 귀여운 캐릭터를 사용해서
문자를 외울 수 있는 교재가 있었다.
포켓몬 이름으로 가타카나를 익히게 하는 아이디어에 감탄했다.
꼭 포켓몬스터가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수단으로 공부하면 효율적이다.
[하늘의 색]
개인적으로 탐났던 책도 있었다.
시간에 따라 변하는 하늘에 대한 내용이었다.
구름은 보너스.
과학적이지만 아이 대상으로 쓰인 책이라 이해하기 쉬웠다.
우리 학생들은 별 관심 없을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내려놓았다.
[운세]
혈액형, mbti, 별자리, 생일, 이름…
유형을 나누는 걸 좋아하는 요즘과 잘 어울리는 책도 있었다.
생일을 찾아 읽어보니 은근히 잘 맞았다.
[교육서]
교육 서적을 둘러봤다.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하고 수업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를 위주로 살펴봤다.
모든 공부는 결국 혼자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언어 공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를 위한 습관을 함께 만들어주고
전체적인 방향을 설정해 주는 게 교육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건 자기주도 학습이다.
그러나 학습자가 의식적으로 자기주도 학습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매일 조금씩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내가 지향하는 교육이다.
학생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그걸 전달하기 위해서 무엇을 연구하면 좋을지 정리할 수 있었다.
서점은 위험한 곳이다.
정해진 시간을 이미 초과했지만 더 머물고 싶을 정도로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