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마쓰#13
리쓰린 공원에서 목표는 세 가지였다.
스탬프 모으기
뱃놀이
티타임
장소를 이동할 때마다 차곡차곡 스탬프를 찍어 나갔다.
돌아나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선착장 근처에 도착했다.
뱃놀이 예약을 하려고 표지판을 봤는데 이미 영업종료된 상태였다.
4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미리 영업시간을 체크해야 했는데 불찰이었다.
아쉬운 마음을 안고 터덜터덜 다른 장소로 갔다.
계속 걸어 다니다 보니 쉬고 싶었는데 때마침 눈앞에 가게가 보였다.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가게는 놀라우리만큼 조용했다.
알고 보니 손님이 나 하나뿐이었다.
사장님께 영업 중인지 확인을 받고서야 안심했다.
말차를 주문했다.
다과도 세트인지 함께 나왔다.
연못이 잘 보이는 벤치에 앉았다.
바람이 피부를 따갑게 스치고 가는 해 질 녘 직전 무렵
얼어붙은 손을 하얀 김이 나는 찻잔에 녹였다.
찻잔에 입에 대었다 떼니까 몸 안 가득 따뜻함이 채워졌다.
중국 사람들은 평소에도 따끈한 차만 먹는다던데 그 이유를 조금 알 것 같았다.
쌉쌀한 말차 한 입, 달콤한 화과자 한 입.
단짠 조합만큼 단쓴 조합도 훌륭하다.
씁쓸함을 단 맛이 중화시켜 주고 달큼함을 쌉싸름함이 잡아준다.
차와 과자 맛에만 온전히 집중했다.
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10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이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온전히 차 마시는 것에 집중하고 나니까 다시 움직일 힘이 생겼다.
꿈속 한때 같은 시간을 보내고 현실로 돌아왔다.
아직 만나지 못한 풍경을 보러 다시 떠나야 한다.
조금씩 발걸음을 옮기던 그때 방송 안내음이 들려왔다.
폐원 시간이 10분 남았다는 이야기였다.
7시까지인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폐원 시간을 착각한 것 같다.
이대로 라면 스탬프를 모두 모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게 두고 싶지 않았기에 가능한 한 빠르게 걸었다.
결국 스탬프를 모두 모았다.
출구를 찾아 나가면 되는데 길치 본능은 어딜 가질 않았다.
정문이 어딘지 헤매다가 구글맵의 도움을 받아 겨우 찾았다.
정문에 도착하니 5시 정각이었다.
폐원 시간이 되었으니 나가달라는 방송 멘트와 함께
문밖으로 한 발짝 나서자마자 문이 닫혔다.
이렇게나 아슬아슬한 정원 구경이라니.
힐링 스팟을 액티비티로 바꿔버린 내게 마음속으로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