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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런 Apr 23. 2022

작은 생각2

교양을 왜 배워야 하나요?

교양을 왜 배워야 하나요?


누군가의 물음에 작가 조승연은 이렇게 답했다.

“같은 것을 보더라도 더 크게 느끼게 되는 감성비를 위해서 배우는 것 아닐까요”


가성비, 가심비를 넘어 이제는 감성비를 추구하는 시대라니...


옥승철 작가의 전시회에 가서 그 말의 의미를 느꼈다.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기존에 존재하는 원작을 재해석하며 창조된다. (고 하더라...) 이를 "문화적 전유라"고 하는데, 음악으로 치면 기존에 존재하는 음악 샘플을 활용해 새로운 노래를 만드는 것과 같다.


작품 중에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얼굴을 본 딴 거울이 있었는데 꽤나 인상 깊었다. 앞서 말한 배경이 없었다면 포토존 쯤으로 생각했을 것 같다. (실제로도 그 앞에서 모두 사진을 찍고 있었다.) 기존의 것을 차용해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전유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그 안에 담긴 메시지가 정말 크게 와닿는다. 거울의 모양은 캐릭터에서 따왔지만 그 안에 비친 모습들은 시시각각 변한다. 남자, 여자, 커플, 친구, 사진 찍는 사람, 포즈 취하는 사람 등등. 기존에 존재하는 작품에 각기 다른 관람객이 거울 속에 비치면서 다른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다. (꿈 보다 해몽일 수도)


예술 문외한이지만 조금이라도 감성비를 느끼니 조승연 작가님이 말한 교양의 중요성에 대해 체감하게 되었다. 이래서 현대예술이 재밌다. 표면적으로는 미술의 개념이 있기도 전에 만든 듯한 시원적인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온 시대를 아우르는 거창한 시대적 질감을 내포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광고와 비슷한 것 같다. 겉으로는 그저 라면을 맛있게 먹을 뿐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꽤나 거창하다. 누가 라면을 먹어야 할지, 어디서 먹어야 할지, 어떻게 먹어야 할지, 말은 해야 할지, 누구랑 먹어야 할지, 광고의 전체 톤은 어떻게 가야 할지 등등. 15초의 먹방 안에 수많은 메시지가 담겨있다.


좋은 것을 보면 좋은 생각이 들고 그 생각으로 가는 길목에는 항상 교양이 있다. 니카이도 소주의  넙치의 번뜩임을 쓴 그 카피라이터도 좋은 것을 생각하며 건배할 때 같은 느낌을 받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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