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수거함

by 이태경


네모난 창 밖으로

눈이 내리고 있었다


아이는 자지러지는 대신

눈을 몇 번인가 껌뻑였다


운다는 것은

배만 더 홀쭉이게 하리라는

냉동된 세상의 법칙이


가녀린 사지에 일찍이

각인되고 만 것이었다


울음처럼 일어난 보풀은

진안한 손짓으로

아이의 몸을 감쌌다


버려진다는 것은 어쩌면

한때는 뜨겁게 사랑했을지도

모른다는 것


아이는 느껴보지 못한

손길과 체취에 둘러싸여

웃었다 웃었지만


채워본 적 없는 가슴의 공백

아직 여린 혀 끝으로 떼지 못한 첫 마디


그러한 미련을 젖 대신

꿀떡 삼키고 나서야


비로소 아이는

배우게 되었으리라


이를테면

사랑 같은


순수한 격정

슬픔과 서러움을


아이는 이제

짐짓 가만히

눈을 감았다


온광도 끝내 지나친

폴리에스테르의 탄제 사이로


눈은 내리고

하염없이




















https://naver.me/Gs4SGoR7

기도하며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