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지 같은 2025년을 보내고...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돈을 많이 벌어야 해.
어렸을 적부터 귀에 딱지가 나도록 들었던 말이었다.
그때는 공부에 흥미가 잃은 후였고, 부모님의 말씀 따라 돈이 삶의 최고라고 믿었다.
그래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쉴틈도 없이 공장에 취업했다. 사실 공장에 취업하기 싫고, 그때 딱 마침 공부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할 때였지만 말하지 못했다.
항상 돈이라고 최고라고 생각하는 엄마의 극성 때문에 공부대신 공장일을 택했다. 아마도 그게 내 최악의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사람을 어떻게 대할지도 모르고, 부모님의 극성에 어렸을 때부터 농사일을 도왔던 터라. 또래 아이들이 친구들과 놀려 다닐 때 우린 집에서 농사일을 도와야 했다.
남들은 심부름시키면서 독립준비를 할 때 우린 집안에 틀어박혔고, 남들은 자식이 아무것도 모르면 안 된다고 하면서 이것저것 시킬 때 우린 어른들에게 공손하게 대해야 한다. 어른들에게 절대 토를 달지 말아야 한다를 배웠다. 그래서 우린 술 취해서 들어오는 큰집이 되고 싶어 하는 작은집한테 대들지도 못했다.
그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엄마는 그저 참으라고 했다. 언젠가 그 죄가 돌아갈 것이라고? 그게 가능이나 할까? 아니 가능하지 못할 것이다. 엄만 지금 미신에 심취해 버렸으니까. 그런 식으로 항상 돈이라고 최고라고 엄마한테 가스라이팅이나 당했으니까. 그래서 그런지 항상 뭐든지 기술이나 자격증이나 배우려고 하면 항상 막았고 언제나 큰소리를 쳤다.
돈을 벌지 않고 공부나 하려면 아무것도 도와주지 않는다고. 과연 뭘 도와줬길래 저리 큰소리를 쳤는지 모르겠지만 진짜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돈이란 것에 압박을 가했다.
그래서 그런지 항상 의문을 가졌다. 돈이 뭘까? 사람이 무엇일까? 사람들은 어떻게 저런 생각을 가질까? 돈은 어디서 오는 거고. 어디서 사라지는 걸까? 왜 돈이란 것이 생겨난 걸까 하고 말이다.
돈과 사람의 관계. 사람과 사람의 관계. 언제나 그것에 의문을 가졌지만 해답 같은 것은 찾을 수 없었다. 돈이란 것을 벌어야 했으니까. 돈이 없으면 먹고살 수가 없고 돈이 없으면 빛이란 것이 생기니까.
그래서 항상 돈을 벌 수 있게 돈을 벌기 위해 회사라는 곳을 다니지만 그다지 오래 다니지 못했다.
반복되는 집과 회사, 반복되는 사람들, 하지만 결코 반복되지 않은 사람의 행동에 진절머리가 났으니까.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있자면 항상 생각한다. 왜 저런 행동을 하는 걸까? 저 행동에는 무슨 뜻이 있는 걸까? 하고 말이다. 조용히 있으면 조용히 있다고 뭐라 그러고, 가만히 있으면 툭툭 건들고, 심심하다고 이 얘기 저 얘기하는 그 원인 무엇이고 무슨 심리 일까 하고.
또한 궁금했다. 자신감 넘치고 말을 잘하는 사람들을 보고 어떻게 저리 말을 잘하는 걸까? 그냥 툭툭 말이 나오는 걸까 하고 말이다. 회사에 다니다 보면 두 종류의 사람을 만난다.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에게 둘러 쌓여 일을 잘한다고 칭찬을 받고 항상 웃는다고 칭찬을 받는 유형과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에게 구박을 받고 아무리 일을 잘해도 그것밖에 못했다고 헛담을 받는 유형.
그리고 난 바로 두 번째 유형에 속했다. 웃는 상이 아니라서 그런 걸까? 아니면 집에서 매일마다 구박받아서 '나'를 보호하기 위해 '자기 방어'를 너무 심하게 해서 그런 걸까? 회사만 가면 항상 헛담을 받고 아무리 일을 잘해도 칭찬을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들어가는 회사마다 한 번도 오래 다니지 못했다.
잦은 이력에 문제가 생기는 걸 알아도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인지 짧게 나오게 되었다.
참 그지 같은 이력이고 그지 같은 삶이었다.
이 그지 같은 삶은 언제 걷히게 될까? 2025년이 지난 2026년이 다 되어가도
아직도 난 그지 같은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 공백기를 언제 깨질지. 언제 이 공백기를 걷을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