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태복 Jan 17. 2019

역경 속에서 에델바이스는 피어난다

떨어져 사는데도 시어머니와의 관계는 아직도 껄끄럽다.

시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이 나의 신랑인 줄을 잊어버리셨나 보다.

신랑 이름을 직접 부르신다.

용돈을 드리면 아들이 준 것으로 알고 계신다.

너무 짜증이 난다. 


시어머니가 아킬레스 건이다.

싸움의 불씨이다.

신랑과 싸우기 싫은데 어머니 건으로 티격태격한다.

결혼을 하면 달리 생각해야 하는데 시어머니는 그렇지 못하시다.

시도 때도 없이 신랑을 부르신다.

어제는 밤 열한 시에 신랑에게 전화를 하셨다.

잔잔한 일은 시어머니가 알아서 해주셨으면 좋으련만.

“결혼을 시키면 당신 아들이 아니에요.”라고 말씀을 드릴까? 


분유가 세 통만 남아도 불안하다.

기저귀 값이 이렇게 많이 들어갈 줄 몰랐다.

아이에게 이왕이면 좋은 걸 쓰고 싶다.

신랑은 내게 인터넷에서 댓글을 보지 말라고 한다.

댓글을 보면 비교 심리가 생겨 더 가난한 느낌이 든다고 한다. 


살고 있는 집이 현관만 내 거고 나머지는 은행 거다.

너무 답답하다. 신랑이.

답이 없으니까 자꾸 눈물이 앞을 가린다.

때때로 울컥한다.

둘째를 가졌다고 할 때 친정 엄마의 한숨이 생생하다.  


가만,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나쁜 생각만 골라서 하고 있는 거 아냐.

아참, 하버드 대학의 ‘탈 벤-샤하르’ 교수에게서 이런 나쁜 생각을 고치는 약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를 먹어봐야겠다. 


“하루에 세 알씩 먹으면 아주 행복감이 올라가고, 전혀 부작용도 없고,

의사의 처방도 없이 자신이 직접 처방을 하면 됩니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종이를 한 장을 준비하세요. 

거기에 하루의 생활을 떠올려 보며, 그날의 가장 좋았던 일 세 가지를 적어 보세요.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유도 함께 적어보세요. 

이를 생활화하여 이전보다 훨씬 행복해져 있을 거예요” 


이 약을 먹은 지 며칠밖에 안되었는데 기분이 좋아진다.

신랑도 시어머니도 예전과 다르게 보인다.

내 앞에 놓인 시련은 맹자(孟子)'의'고 자장(告子章)'에 나와 있는 것처럼 앞으로 큰 일을 맡기려고 주는가 보다.

역경 속에서 에델바이스는 피어난다는데, 이제 나에게도 꽃필 날이 있겠지.



매거진의 이전글 “이 나이에 무슨 공부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