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페인팅 / 면티
인천에서 살면서, 부개로 핸드페인팅을 배우러 다녔을 때다. 수업하면서 그동안 날 유심히 지켜봤던 강사가, 아직 강사 자격이 없는 나를 협회에 추천했다. 그 강사랑 같이 용인 인재개발원으로 강의를 나갔다. oo생명 FP 40대가 대부분이었다. 미리 협회에서 준비한 물감이나 붓, 물통을 나눠주고 수업할 때 간간히 사진을 찍기도 하고, 지나다니며 그림 그리는 것을 도와주었다. 두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그림은 간단한 캐릭터 이미지였는데, 다들 아이들처럼 재미있어했다.
이날, 강사와 내가 가져온 견본을 칠판 앞에 걸어두었다. 강사는 서너 개의 작품을, 나는 두 개를 준비했다. 그중에 한 그림이 흰 면티(L사이즈)에 꽉 차게 그린 호랑이였다. 그 당시 수업과는 상관없이 호랑이가 좋아서 그린 그림이었다. 강의가 끝나고, 수강한 한 남자가 자기에게 크기가 맞고 그림이 멋있다고 호랑이가 그려진 옷을 그냥 달라고 했다. 판매하는 거라고 말은 하면서도, 강사랑 내가 황당해했던 기억이 있다. 그 후로 같은 호랑이를 몇 장 더 그리기도 하고, 또 다른 얼굴의 호랑이를 작게 그려 내가 입고 다니기도 했다. 그 당시 호랑이 사랑은 한동안 지속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