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페인팅 / 장지갑
공병호의 저서 10권 정도를 읽었던 때다. 그 가운데 운동과 관련된 글이 눈에 띄었다. '두뇌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선 하체를 단련하라. 다리 근력 강화가 두뇌 기능과 직결된다. 근육은 뼈와 함께 우리의 몸을 지탱하는 힘이기 때문에 근력이 약해지면 지구력이 약화되고 항상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라고 한다. 이 글에 힘을 얻었던 것 같다. 몸을 움직이는 것을 워낙 싫어해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용기를 갖게 되었다. 헬스를 택했다. 살 빼는 것보다 근육 만들기에 집중해서 운동을 했다.
그때 헬스장에서 만난 언니. 나이 차이도 있고, 엄마 같은 푸근한 느낌이 있어서 편했다. 하루는 그 언니 집에 놀러 갔다가 언니가 내게 장지갑을 하나 주었다. 미국에서 물 건너온 거라고 했다. 장식도 없고 너무 밋밋해서 그림을 그려볼까 하다가 그리게 된 것이 내가 좋아하는 오드리 헵번이다. 질 좋은 가죽은 그림이 잘 먹는다. 그림은 생각보다 잘 나왔다. 바로 언니에게 선물을 했다. 언니는 좋아하며 잘 모셔두어야겠다고 말했다. 내가 대구로 이사를 간다고 했을 때, 언니는 나중에라도 서울 오면 연락하라고 했다. 오늘같이 흐린 날씨에 언니도 생각나고, 오드리 헵번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