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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아 Nov 05. 2020

다시 익숙해지기  

 

낯선 곳에서 길을 잃었다. 어떤 아는 언니와 모르는 아저씨에게 길을 물어보았다. 바로 돌아서는데 그 언니란 사람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내가 따라오겠거니 하고 먼저 갔는지도 모른다. 큰길로 나오니 외국인들이 다들 쳐다보고 있다. 여기가 어디지? 갑자기 어디로 향해야 할지 멍해졌다. 시간이 멈춘 듯 잠시 우두커니 서 있을 때, 좀 전에 그 아저씨가 지나가길래 길을 못 찾겠다고 하니, 자기를 따라오란다. 그 아저씨를 믿을 수 있는 걸까 하는 의구심이 들만한데도 무작정 따라가는 나. 오늘 새벽에 이런 꿈을 꿨다. 새로운 종류의 꿈이라 의아했다. 마치 브런치가 이처럼 낯설다.     


오마이뉴스에서 누구나 글을 쓰는 사람을 시민기자라고 한다. 7년 전,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강순심 회장을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 인터뷰 글을 올리고, 다섯 달 후에 그 회장님이 돌아가셨다. 그 당시 야간일을 마치고 집에 와서 막 잠이 들려고 할 때, 부음 문자를 받았다. 회장님을 잘 아는 지인보다 내가 먼저 알았다는 게, 어쩌면 인터뷰를 했던 이유 때문인 것 같았다. 인터뷰할 때 처음 만났다. 정식 기자도 아닌데 그때 점심을 사주고 먼길 왔다고 차비까지 쥐어준 회장님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었다.     


올 5월, 영화 리뷰 두 편으로 얼떨결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작가는 아니면서 작가라고 불리는 것이 마치 오마이뉴스에서의 그런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때 충격을 받은 후로는 인터뷰는 하지 않았지만, 브런치에서는 다시 용기를 내서 글을 써보려고 한다. 몇 달을 쉬었다. 영화 리뷰는 올릴지 아직은 미정이지만.     


낯섦. 낯가림. 다시 익숙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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