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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크

by 점심노래


이제 명실공히 명장 반열에 오른 이안 감독이

센서 앤 센서빌리티로 아카데미 각색상과 베를린 영화제를 석권했을 때 18세기 유럽 여성들의 감성 어린 얘기를 연출한 감독이 아시아계 감독이라고

잘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 이후로 그 유명한 와호장룡으로 아카데미와 각종 시상식을 제패하고 2003년 마블의 히어로 헐크를 연출하게 되고 세상에 내어놓았을 때 평단에서 호평과 악평이 쏟아져 나왔는데 악평들 중엔

“히어로물치곤 지루하다, 그래픽이 조악하고

몰입감이 없다”

“연출력 부재… 너무 철학적이다. 헐크 팬인 10대들이 보기에 어렵다…등등”

다른 히어로물에 비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쏟아지는 악평들 그 이면에는 아시아계 감독이 미국 영화산업의 핵심이자 자존심인 헐리웃 블럭버스터까지 연출하게 되니 견제와 차별의 분위기가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견들도 있었다.(블록버스터만큼은 안되는데 하는…)


헐크 개봉 당시 JYP에서 일하며 LA에 파견 근무 중이었는데 그때 영화 관계자와 우연히 함께 한 식사자리에서 그런 분위기를 전해 들었던 기억이 있다.

(공식적으로 확인되진 않았지만 평론가들과 언론의 공격을 많이 받았던 건 사실이다)


여하튼 그 시간을 지나 이안 감독은 이제 할리우드를 넘어서 세계 영화 산업의 파워맨이자 명장으로 자리매김했고 블럭버스터와 예술영화를 오가는 몇 안 되는 영화감독으로 자리 잡았다.


두 명의 윌 스미스가 싸우는 제미니 맨과

라이프 오브 파이 , 색계 그리고 브로크백 마운틴을

한 사람의 영화감독이 연출한 거라 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안 감독 안에 설움 받았던(?) 헐크가 깨어 나와

다 정리해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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