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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에 빛바랜 아버지는,

늘 소 닭 보듯이 나를 쳐다보던 당신은,

by 태하

내가 사는 산골을 갈려면 고항인 읍내에

서 한 사십여분이 걸리는데 그 가는 길목

에는 아버지가 잠들어 계시는 선산이 있

어서 속세에 오고 가는 길에서 묘 비석이

보이기도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무심코

지나 치지요~^^


아버지는 읍내에로 들어가는 초입에서

점방을 했었는데 온종일을 신작로가

보이는 방에서 목침을 베고 잠을 자거나

줄담배를 피우면서 나한테만 물 떠 와라,

재떨이 비워와라, 담배 사 와라! 하면서

큰소리로 불러 대곤 했지요~!!


때로는 정지간에서 쓰는 부엌칼로 발바

닦의 부유물인 각질을 벗겨 내기도 하며

나를 불러서 등짝을 긁어 달라고 하는데

손톱에 때도 묻어서 나오는데 어린 나는


속이 터져 대나무로 등 긁는 것을 같다가

주워도 손으로만 해달라고 하는 아버지

에 게기다가 귀퉁베기만 처맞곤 했지요!


해 질 무렵이 되면 언제나처럼 시장통에

유곽촌에 가서 거나하게 취해서 엄니의

등쌀에 아버지를 찾으러 가면은 한복 입은

이쁜 색시들에 둘러 쌓여서 부어라 마시

어라 하면서 백 원짜리 지폐를 뿌려대지

만 기억으론 나한테는 십 원짜리 한 푼도

준 적이 없는 아버지 이구먼요~!?


~~~~~*~~~~~


그런 이유인즉 나는 일찌감치 술취하 신

아버지를 부축하며 돈을 슬쩍 쌔비거나

쌀점방의 쌀을 훔쳐 시장에 가서 팔거나

아버지의 금고키를 복사를 해서 표시도

안 나게 훔쳐 빵도 사 먹고 극장도 보러

다니곤 하던 어린 시절이었지요''!


아버지는 아침이 되면 점방옆에 방에서

온방에 불이 난 것처럼 줄 담배를 피우며

연기 속에서 주머니를 뒤지며 남은 돈을

세고 또 세면서 부족한 돈들을 찾느라고

헤매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표정하나도

변하지 않고 학교로 내빼지요~?!


나중에는 간뎅이가 커지었는지 아예 대

놓고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은행에서 돈

을 찾으러 갔다가 집 근처에다 자전거만

세워놓고 가출을 해서 한 동안 설 바닥을

헤메이다가 돈이 다 떨어져서 식당에서

밥도 얻어먹으며 다니며 노숙을 하다가


결국 집에 기어 들어와서 아버지 엄니에

한철 내내 눈에만 뜨이면 교대로 뚜드려

맞으면서 유년기 시절을 보내면서 어서

빨리 세월이 가면 설에 가서 반드시 성공

을 해서 금의환향할 것이라고 마음속을

다독이며 한 시절을 보내었습니다,


~~~~~♡~~~~~


언제나 소 닭 보듯이 나를 쳐다보는 아버

지는 일흔이 넘어서 당뇨로 발목을 자르

시고 엄니의 십 년 간병을 받으시다 엄니

마저 편찬으시어서 읍내 요양병원에서

일 년여를 계시다가 눈을 감으시고 고항

문중 선산에 묻히 시었지요~!!


화장을 해서 선산의 작은 묘비 밑에 자식

들이 돌아가며 아버지의 한 줌도 안 되는

유해 가루를 흙에다 뿌리면서 지난 시절

아버지가 나를 쳐다보듯이 나는 아무런


감정도 없이 절차에 따라서 진행을 하고

묵묵히 지난날 아버지와 추억을 돌아 보

며 외진 산속에 한 줌의 재로 변한 당신과

영원한 이별을 하고 돌아섰지요~!!


세월이 흘러서 고향 오지 산골에서 사는

나는 대목을 맞이하여 읍내의 시장에서

일을 보고서 산골에 돌아오는 길에 문득

보이는 아버지의 묘지를 보며 지나가는

내가 이제는 그 시절의 당신 보다도…


더 먹은 초로의 나이가 되어 깊은 산속에

홀로 살아가고 있는 당신의 셋째 아들을

보면서 무순 생각을 하시고나 계시는지

지 소주 한 병에 오징어 한 마리 들고서

그 좋아를 하시던 술 한잔 따라 드리고

물어나 보겠다고 하는 나입니다~


*내변산의 아름다운 산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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