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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스타 Jun 30. 2019

끝까지 버틴 사람들은 무엇이 다를까?

12주를 버틴 최정예 멤버들

12주 동안 사람들이 계속 올 수 있을까? 독서모임 씽큐베이션을 기획했을 때, 사실 우리는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기대. 그리고 그들이 계속 올 수 있을까라는 걱정. 기나긴 12주의 실험이 끝나서 그 결과가 나왔다. 한 마디로 대.성.공. 


토요일에 독서 모임에 오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우리 모임은 토요일 오후 2시/7시에 진행되었다. 토요일 오후에 사람들이 많이 올까 걱정을 했다. 날씨 좋은 주말에 독서 모임을 하러 오는 게 쉬울 거라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걱정은 첫 모임에 완벽히 깨졌다. 이분들의 독서 열정과 연대기는 일반 성인 범위를 훌쩍 넘어섰다. 토요일 저녁 모임은 항상 9시가 넘어서 끝났는 데, 모두가 한 껏 고양된 모습으로 귀가를 할 때마다 너무 뿌듯했다. 


물론, 고비도 있었다. 


우리가 함께 읽은 책들! 굵직굵직하다 


12주의 여정은 쉽지만은 않았다. 3개월. 1년의 1/4의 시간을 책은 물론 서평을 매주 쓰면서 보냈으니 그럴 법도 하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것 자체가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니까. 어찌 됐건 책을 다시 봐야 하고, 내 말로 풀어서 정리해야 했으니까. 그러다가 서평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었을 테고, 만족하지 못하는 서평도 쓰셨을 것 같다. 그러나 지금 꼭 얘기해주고 싶은 건, 그 서평 모두가 훌륭했다는 것을.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한 노력이 가치가 있었다는 것을.


12주 동안 그들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모두가 서평 수준이 월등하게 올라갔다. 책이 갈수록 어려워졌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조금씩 서평 길이도 늘어나고 이미지를 적재적소에 넣어주면서 서평 완성도가 올라갔다. 대부분의 멤버가 한 번씩은 모임을 리딩 할 기회를 가졌었는데, 준비를 해오시고 매끄럽게 모임을 진행하셨다. 모든 멤버가 리더십을 세워서 발제문을 모으고 토론을 위해 준비해오셨다. 정말 감사하다. 사실 내가 모두 진행해도 되는 모임이었는데, 한 번쯤은 독서모임에서 토론을 이끌어보는 경험을 드리고 싶었다. 그렇게 뛰어난 모임들이 탄생했다. 



함께한다는 것. 말로 듣다가 몸으로 느끼다. 


함께 읽으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아프리카 속담-


이 속담을 첫 모임 때 말씀드렸다. 책은 어렵고 쉽지 않지만, 명저여서 우리가 한 번쯤은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고. 혼자 읽기에는 어려울 테지만, 같이 읽으면 꼭 완독 할 수 있을 거라고. ( 가장 어려웠던 책을 여쭤봤더니 <지구의 정복자>를 모두 고르셨다. 정복하려고 했지만 정복당하셨다며.. 하지만, 서평까지 완벽하게 써주셨다! 참 자랑스럽다.) 그렇게 우리는 12권의 명저를 완독 했고, 각자 블로그에 서평이 하나씩 남겨져 있고, 토론의 기록들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여러분, 정말 '함께' 읽으니까, 우리가 결국 해냈습니다. 


씽큐베이션의 12주 여정의 꽃들은 아마도 오프라인 모임이 아니었을까. 둥그렇게 모여 앉아서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을 나눴다. 처음 모임 때, 모두가 서로 의견을 존중하고 다양성을 알아가는 모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각자 생각은 조금씩 다르고 견해가 달랐던 부분도 있었지만, 모든 사람들이 '경청'하면서 서로의 말에 귀 기울였다.  


느슨한 유대의 힘 


엄청 힙했던 북클럽 파티 모임..! 준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씽큐베이션을 하면서 <친구의 친구>라는 책을 함께 읽었다. 책에서는 우리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느슨한 유대'로 불렀다. 즉, 자주 만나는 사람들 보다, 자신이 몰랐던 것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알려줄 확률이 높은 유대를 뜻한다. 


씽큐베이션 모임이야말로 느슨한 유대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모임이 아닐까 싶다. 서로 다른 직군에 있고 나이와 직업도 달랐다. 그래서 그런지 모임 안에서도 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고, 매번 모임마다 사람들의 말을 적기에 바빴다. 한 권의 책을 읽고 이렇게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했고 그러면서 또 배웠다. 


사랑하고 고맙습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마지막 모임 때 각자 12주를 마친 소감을 나눴다. 모든 모임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가 무엇일까? 바로 '고맙다'라는 단어였다. 함께 해줘서 고맙고 덕분에 많이 배웠다는 소감이 참 많았다. 원활한 토론을 위해 서평도 미리 다 읽어오시고, 귀중한 토요일 주말에 시간을 내주셔서 고맙다는 말을 다시 전하고 싶다. 마지막 모임에서 모임을 이끌어주신 분이 직접 상장,캘리그라피, 모임 사진도 제작해오셔서 모두에게 나눠주셨다. 더불어, 멤버들에게 마지막으로 작은 편지와 함께 선물을 나눠주신 분들도 계신다. 그 마음이 너무 고맙고 귀하다. 


얼마 전 서평 강의에서도 얘기했는데, 서평을 쓰신 모든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다.

바로, '양질전화'.


量質轉化 [양질전화]
창의란 ‘양’에서 나오기도 한다. 양질전화의 법칙이 적용된다. 
양의 증가가 질의 변화를 가져온다. 

<강원국의 글쓰기>


매주 서평을 쓰시느라 만족하지 못하셨던 서평도 분명히 있으실 것 같다. 하지만, 이 점을 꼭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12주 동안 쓰신 12개의 서평이 훗날 좋은 글이 될 것이라고. 그럴 거라 믿어 의심치 않다고. 차곡차곡 쌓아온 서평이 퀄리티가 높은 글로 탈바꿈하는 '복리의 누적'을 모두가 누리시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주신 편지와 선물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읽다가 울컥울컥 ㅜㅜ 


"돈으로도 살 수없고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게 '시간'입니다. 

이렇게 소중한 시간을 저에게 선물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덕분에 끝까지 해낼 수 있었습니다.

어제 못한 말이 많아서 글로 남겼는데, 그래도 여전히 해드리고 싶은 말들이 많이 남았습니다.

그 말의 절반은 고맙다는 단어로 가득 찼고, 나머지는 여러분이 정말 기대된다는 말로 가득합니다.


우리 가끔 오래 만나요. 항상 응원합니다.

여러분과 함께했던 12주는 그 어떤 시간들보다 황홀하고 강렬했습니다."


-12주 동안 함께한 태피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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