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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스타 Jul 29. 2019

영감을 수집하는 여정

남의 것을 훔치는 위대한 글쓰기


글쓰기 영감을 수집하는 여정


오늘도 영감을 찾는다


글을 쓰다 보면 뜨거운 감자의 한 노래가 귀에 맴돈다. <소라를 줍는 여정>이라는 노래다. 김C는 독특한 여러 면모로 대중에게 유명하다. 나는 그중에 대중에게 덜 알려진 한 가지 매력 고르자면 그의 가사다. 간결한 한글로 동시를 짓는 마음으로 글을 썼을까. 그의 가사는 항상 멜로디를 앞선다. '소라를 줍는 여정'을 들으면, 글쓰기를 할 때와 비슷한 감정이 느껴진다. 노래 속 소라와 글쓰기 소재와 무척 닮았다. 


https://youtu.be/a9vTutFHzcc

                                        

아름다운 소랄 주우려
하지만 쉽지 않네
(...)

밤이면 내 주머니 속에
소라를 꺼내 열어보니
하얀 속살이  너무나
예쁘고 예쁘고 예쁘구나

달빛에 어리는 내 모습이
매일 찾을수 있을진 모르는
내 소라를 생각하며
조용히 잠을  청해보는데
파도소리 너무나 좋아

소라를 줍는 여정 - 뜨거운 감자


나는 매일 소라를 줍는다. 나에게 소라는 영감이다. 매일 글을 쓰다 보니 무엇을 써야 하지? 고민될 때가 많다(사실 매번 고민). 그래서 가장 쉬운 방법은 내가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적는 것이다. 책, 영화, 이야기, 일상 등 나를 통과한 모든 것들이 글감이 된다. 매일 하루를 살아가는 것은 매일 영감을 받는 일이다. 지금 나에게 느끼는 소소한 감정과 보는 책 모두가 내 안에 차곡차곡 쌓여간다. 당신에게 글쓰기를 권하는 매력적인 이유다. 일상이 흘러가는 것이 아닌, 모든 일상이 영감이고 소재가 된다. 



너에게 받은 영감이 또 다른 글이 되고


옆에 있는 사람과 지금 읽는 책 모든 것이 소재


오래된 생각이고 자주 쓰인 표현이라도
그것의 주인은 그것을 가장 잘 말하는 사람이다.

_랠프 뢀도 에머슨

강원국 작가의 <강원국의 글쓰기>에는 모든 글쟁이의 고민인 '모방'의 슬기로운 사용법을 알려준다. 그는 글쟁이들은 두 가지 글쓰기 유형이 있다고 한다. '영감형'과 '편집형'이다. 그는 철저히 편집형이다. 편집형은 자료에 의지하고 글쓰기 무기로 모방과 독서를 활용한다. 나도 비슷하다. 영감을 받지만, 이것 저것 참고 자료를 가져와서 글을 풍성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모방은 어떻게 해야 할까? 강원국은 먼저 모방에 관한 죄책감을 내려놓으라 조언한다. 맞다, 하늘 아래 다른 건 없다. 그러하다.



우리도 자기만의 클리셰를 갖자



클리셰(판에 박은 듯한 문구 또는 진부한 표현)가 글의 무덤이라는 말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진부한 표현을 삼가라면서, 역설적이게도 글쟁이들은 자기만의 클리셰를 갖고 있다. 즐겨 쓰는 표현과 전개 방식이 있다. 자주 쓰는 어휘도 정해져 있다. 그러면서 클리셰를 삼가라고 한다. 이미 자신들이 구축한 클리셰는 넘보지 말라는 것이다. 자신들의 클리셰는 문체, 스타일, 패턴이라고 이름 붙인다. 내가 보기엔 그게 바로 클리셰다.

우리도 자기만의 클리셰를 갖자. 아니꼽더라도 그들이 선점한 클리셰를 흉내 내는 것으로 시작해보자. 어차피 그들도 처음엔 누군가를 모방했고, 그것은 그들의 전매특허가 아니다. 모든 글은 이미 있는 글의 변형이다.

<강원국의 글쓰기>


그렇다면 나의 클리셰는 무엇일까. 1일 1글의 클리셰는 명확하다. 6문단의 심플함. 한 가지 메시지. 그리고 나의 생각을 덧붙인 글. 여러 종류의 글마다 클리셰가 있지만, 1일 1글의 클리셰는 간편함과 지속성이 핵심. 클리셰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다작과 많은 글을 쓰고 여러 글을 쓴 결과로 만들어졌다. 결과적으로 많이 쓰다 보니 만들어졌다. 지금도 다듬어가는 과정이다. 클리셰는 뻔한 진부함이 아니다. 글을 쓰는 원동력인 '창의적 제약'이다. 나에게 클리셰는 글의 무덤이 아닌, 글의 요람이다. 어느 정도 표현의 틀이 잡히니 모든 소재를 글로 쓰고 있다. 모든 영감이 글로 쓰게 된 핵심 비결이다. 



모방을 할 때 한 가지 주의점: 영감만 얻어와라. 



한 가지만 조심하면 된다. 영감만 얻어 와야 한다. 글이나 말까지 가져와선 안 된다. 또 하나, 오래 읽거나 빠져들어선 안 된다. 언뜻 보고 퍼뜩 생각해서 얻을 게 없으면 다른 것을 찾아봐야 한다. 대개 언뜻 보고 퍼뜩 생각해서 얻을 게 없으면 다른 것을 찾아봐야 한다. 대개 언뜻 봐서 떠오르는 게 없으면 오래 봐도 마찬가지고, 만약 오래 봐서 생각나는 게 있으면 그것은 가져와선 안 된다. 표절이 될 수 있다. 

<강원국의 글쓰기>


모방과 표절은 이렇게 한 끗차이다. 모방은 문장 전체와 메시지를 가져오는 게 아니다. 이 부분이 정말 조심스럽고 위험하다. 지금 쓰는 서평은 <강원국의 글쓰기>를 읽고 핵심 내용을 발췌해서 편집해 나의 글쓰기 노하우를 녹여내고 있는 글이다. 이 글은 모방일까 표절일까. 아이러니하다. 둘 다 아닌 것 같다. 이런 글은 요약에 생각을 덧 붙인 글이다. 그러나, 이 내용의 글을 아무렇지 않게 내가 말한 것처럼 글을 쓴다면 이 글은 표절이 된다. 인용을 하되, 출처를 밝힌다. 참고를 하되, 내 방식으로 녹여낸다. 모방과 표절의 차이를 항상 명심하자. 어느 욕심이든 과하면 파국을 맞는다.



독자가 원하는 글을 써라, "독자는 정보를 원한다"


글쓰기에 관한 조언을 듣고 싶은 모든 분들께 강력 추천합니다
독자는 정보를 원한다. 필자는 자신이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데 부담을 느낀다. 하지만 그럴 필요 없다. 독자로서는 굳이 필자 것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면 된다. 인용을 잘하려면 자료를 잘 찾아야 한다. 나는 내 머릿속 자료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 양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 대신 인터넷과 책에서 열심히 찾는다. 찾으면서 영감을 얻는다. 자료를 찾기 전에는 내 머릿속에 없던 생각이 떠오른다. 

<강원국의 글쓰기>


이 부분을 읽으며 또다시 배웠다. 그동안 주로 영감을 받은 내용을 글로 풀어내곤 했다. 예를 들어, 책에서 본 내용이나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을 글로 썼다. 정보를 더 찾아야겠다는 노력은 크게 기울이지 않았다. 지금처럼 글쓰기에 관한 글을 쓸 때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정보를 가공하고 정리해야겠다. 찾으면서 또 다른 영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오늘도 배운다. 축복받은 삶이다. 매일 읽고 쓰면서 배울 수 있으니. 오늘도 0.001% 자라났다. 


참고 <강원국의 글쓰기>, 강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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