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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태태 Feb 18. 2020

90년생은 왜 <그리스 로마 신화>에 열광했을까?

천만 부가 넘게 팔렸던 그리스 신화

90년생 중엔 안 본 사람 없죠?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어릴 적 끝까지 봤던 만화책이 몇 권 안 되는데, 이 책은 예외였다. 당시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안 보는 친구들은 없었고, 학교 도서관, 학원 등 어딜 가나 항상 볼 수 있었다. 알고 보니, 당시 천만 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였다. 우리는 왜 이토록 그리스 신화에 매료되었을까? 성인이 되어 신화를 읽으며, 비로소 알게 된 사실은 바로 '기가 막힌 이야기' 때문이었다. 생동감 넘치고 개성 있는 캐릭터는 물론, 픽션이면서도 인간사와 무척 닮아 있는 이야기가 우리를 유혹했다. 그렇게 처음 접한 그리스 신화의 여운이 성인이 되어서도 아직까지 남아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 별자리 이야기를 얼마 전에 다시 읽었다. 다시 봐도, 이건 인간이 상상해낼 수 있는 절정에 있는 픽션이다. 


황홀한 스토리에 중독된다


세상의 모든 스토리가 너무 흥미롭다. 난 픽션보단 논픽션 글을 쓰지만, 그래도 픽션을 향한 열정은 여전히 살아 있다. 얼마 전 읽은 판교 직장인들을 다룬 <일의 기쁨과 슬픔>을 읽으면서 이런 소설을 한 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판교에서 일하는 내 삶이 스토리가 되고, 내가 지내는 이 곳이 이야기로 만들어지는 건 정말 황홀한 경험이다. 우리가 주말이면 극장가를 찾고, 밤이면 웹툰을 보는 이유도 비슷하다. '스토리'라는 건 언제나 인류를 유혹해왔기 때문이다. 



시대가 흐르고 세상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 또한 '스토리'다. 어떤 형태로든 사람들은 이야기에 끊임없이 매혹된다. <하늘에 그려진 이야기>를 읽으면서 또다시 나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빠졌다. 만화를 기억하던 나는 이제 배경지식 덕분에, 별자리에 담겨 있는 그리스 신들의 이야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그리스 신화 이야기는 어떠냐고 물어본다면, 우리가 기억하는 흥미로움과 재미가 그대로 담겨있다. 만약, 당신이 만화책과 티비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정말 좋아했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제는 별자리까지 더해져, 밤하늘을 올려다볼 때마다 신화가 저절로 생각날 테니까.


인간의 탐욕, 교만, 오만 그리고 신들의 참교육




고대 그리스에서 만들어진 이야기. 어떻게 현재까지 사람들에게 읽힐 수 있었을까? 그 비결에는 인간의 본성을 다룬다는 데 있다. 사람은 결코 쉽게 변하지 않는데, 이걸 인류로 늘어트려 신화에서 설명한다고 보면 된다. 이런 인간의 탐욕, 교만, 오만, 분도 등 인간의 감정은 시대가 지나도 인류의 DNA에도 속해 있다.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 신화이지만, 고대의 하늘은 스토리 그 이상으로 가득 채워졌다. 역사학자이자 기록연구사인 저자 데이비드 W.마셜도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가 인간의 본성과 무척 닮았다 이야기한다. 




"밤하늘의 별들은 맹렬한 열정, 대담한 모험, 넘쳐흐르는 기쁨,
비극적인 슬픔을 보여 줬고,
이 모든 것은 인간 정서의 굽이치는 파도를 타고 한 번 올라가면 한번 내려간다."

<하늘에 그려진 이야기>


밤하늘 이야기는 생동감 넘치는 비극과 희극, 서정과 서사시, 예술, 건축, 과학 철학, 등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환상에 찬 인간 감정의 표현이었다고 말한다. 별에 그려진 그리스 신화 이야기가 인간을 무척이나 닮았고, 지금 인간사를 다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전히 우리를 설레게 하는 별자리 속 이야기


누구나 한 번쯤은 과학 시간뿐만 아니라, 밤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별자리를 찾아봤던 적이 있었을 것이다. 밤하늘은 그 어느 자연 속 신보다 신비롭고 반짝거린다. 시간에 따라 모양도 달라지고, 내가 있는 위치에 따라서도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늘에 그려진 이야기>에서도 우리가 마주했던 밤하늘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도 우리처럼 밤하늘을 동경했다. 그들의 생활 속 직접 영향을 받은 자연재해들도 신들의 분노로 만들어졌다고 믿었다. 그렇게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밤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신과 별들을 엮어 이야기를 만들었다. <하늘에 그려진 이야기>는 고전시대의 48개 별자리에 관련된 이야기다. 저자 데이비드 미셜은 기원전 580년 호메로스부터 서기 150년경 프롤레마이오스에 이르는 9세기 동안의 문헌을 섭렵해, 그중 가장 세련된 이야기를 골랐다. 특히, 텍스트보다 직관적인 별자리 이미지 덕분에 밤하늘에서 별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이제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자연스레 이야기들이 떠오를 것이다. 


시대를 사로잡는 이야기,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것 


세계 부호 1위 제프 베조스는 그가 운영하는 아마존에서는 일반 경영인들과 다른 것에 투자한다고 전했다. 모두가 10년 뒤에 어떤 게 생길지 예측해서 준비하는 반면, 그는 '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에 집중한다. 소비자는 항상 낮은 가격과 빠른 배송을 원한다. 이는 10년이 지나도 리테일에서 변하지 않을 사실이다. 



<하늘에 그려진 이야기> 속 그리스인들의 별자리 신화가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를 보이는 이유도 비슷하다. 바로,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밤하늘의 별자리와 '인간 본질'을 다룬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이는 지구 어느 곳에 살아도 똑같이 보여주는 밤하늘이 있기에, 전 세계인들의 호기심을 그토록 오랫동안 자극해 왔고, 밤하늘만 보고도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우리에게도 그리스 로마 신화를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다. 그때 그 시절 감동을 다시 재현할 수 있고,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호기심을 자극시켜 줄 <하늘에 그려진 이야기>. 밤하늘을 바라보며 궁금했던 모든 이들은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참고 <하늘에 그려진 이야기>, 데이비드 W. 마셜


http://bit.ly/2SEDT4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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