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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태태 Oct 18. 2020

중독은 끊어내는 것이 아니라, 역이용하는 것이다

좋은 중독으로 행동을 바꾼 사람들의 두 가지 특징 

사람마다 한 가지 중독을 달고 산다. 누군가는 습관적으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단 음료를 마신다. 비단 이런 식품군뿐만 아니라 넓게는 관계, 특정 행동, 디지털 중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중독이 개개인의 삶 속에 들어가 있다. 사람들은 이런 중독이 너무 심하다고 느껴져서 억제하려고 하지만, 억제하면 억제할수록 풍선 효과처럼 또 다른 현상이 나타나는 부작용을 보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중독에 굴복하면서 지내야 할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중독의 시대>에서 건강한 중독으로 바꾼 사람들의 두 가지 특징을 적용 하자. 



<중독의 시대>를 읽으며 중독이라는 게 정말 끊어내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또 다른 반면으로 중독을 제대로 알고 파헤친다면 충분히 역이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희망을 얻었다. 


노스플로리다 대학교의 명예교수이자 마약과 중독의 역사에 대한 미디어 평론가로 활동하는 <중독의 시대> 저자 데이비드 T. 코트라이트는 말 그대로 중독 전문가다. 레퍼런스만 100쪽에 달하는 <중독의 시대>는 사람들을 파괴하는 중독과 거대한 산업으로 변해버린 중독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왜 자기 파괴적인 습관에 중독될까? 그리고 아무리 의지가 강한 사람이더라도 이 연결 고리를 끊어내지 못할까? 그 이유는 중독은 우리의 의지가 아니라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 보상체계와 관련 깊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중독성 물질이나 행동이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분비를 증가시킬 때 일어나는 '병리적 학습'에 주목했다. 도파민은 쾌락, 고통 같은 감정을 조절하는 핵심 중추에서 시작된 신경 경로에서 보상과 조건화 기능을 담당한다. 쾌락 효과는 이렇게 시냅스에 도파민이 분비된 후에 생성되는 신호의 강도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 삶에서와 마찬가지로 뉴런에서도 첫인상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한번 뇌에서 보상이 크다고 인식된 행동을 계속해서 반복한다. 



<중독의 시대> 저자는 '도파민-쾌락 신호'에서 얻는 만족뿐만 아니라 '변연계 자본주의(limbic capitalism)'에 대해 설명한다. 변연계 자본주의란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할 때마다 뇌에 쾌락 보상 체계를 활성화시켜, 사람들이 의존하게 만드는 중독 비즈니스를 뜻한다. 짜릿함을 맛보기 위해 맥주를 먹는 광고를 하고, 디즈니랜드는 사람들의 환상을 팔며, 담배를 피우면서 시크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중독 물질과 함께 사람들을 중독 습관의 루프로 들어오게 만든다. 


'도파민-쾌락 보상'과 '변연계 자본주의'라는 큰 두 가지 맥락으로 사람들은 중독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다. 특히, 광고와 마케팅에 쉽게 노출되어 있어서 유혹을 피하기는 더더욱 어려워졌다. 하지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은 중독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계획적 중독의 시대에 살아가면서 우리는 어떻게 중독을 해킹해서 역이용할 수 있을까? 


그에 대한 실마리를 '운동-자기 다련 메커니즘'과 '커뮤니티'에서 찾을 수 있다. 


저자는 운동과 중독은 반대의 개념이라고 정의한다. 자기 단련을 향상하는 운동과 달리, 중독은 중독 행위로 얻는 쾌락으로 자기 단련을 가차 없이 무너뜨린다. 중독을 다른 중독으로 전환시키면서 뇌가 원하는 쾌락을 대신해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알코올이나 담배를 끊으려는 사람들은 비슷한 쾌락 신호를 주는 '단 음식'에 집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결국 뇌는 쾌락 체계를 갈망하기 때문에 또 다른 쾌락을 주는 음식을 원하게 되는 것이다. 한 가지 예로 운동을 해도 뇌에게 충분한 보상이 간다. 그래서 어떤 중독을 끊어내고 싶다면, 지금 나를 파괴하는 중독이 아닌, 자기 단련을 시켜주는 중독으로 '전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중독은 한 가지 행동을 반복하는 그 이상의 뇌와 엮인 복잡하면서도 집요하게 뇌에 생성되었기 때문에 쉽게 끊어낼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치환해야 한다. 



더불어, 중독 상태에 머물 가능성이 적은 사람들의 특징을 파악하는 방법이 있다. <중독의 시대> 저자는 중독 상태에 머물 가능성이 적은 직업군으로 지위와 의미 있는 직업, 배우자, 미래가 있는 사람들을 꼽았다. 국제 여론 조사 결과 전문직들이 육체노동자들보다 금연에 성공하는 비율이 높았고, 노동자들은 상대적으로 수입 중 많은 비중을 담배에 소비한다. 항공사 조종사와 의사들은 지위가 더 낮은 사람들보다 치료가 훨씬 성공적이다. 왜일까? 중독 치료의 성공 요소로서 무엇인가 잃을 게 있는지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되기 때문이다. 즉, 지위가 높고 좋은 환경에 속해 있는 사람들일수록 그를 유지하려는 의지가 중독을 이겨내는 핵심 비결이 된다. 



지금 어떤 중독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이로 인해 얻는 관점보다는 무엇을 잃게 될 것인지에 초점을 두고 행동 설계를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손실회피 편향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지금 하는 행동으로 얻는 쾌락보다는 장기적인 손실이 크다는 걸 아는 사고 전환만으로도 중독을 바라보는 프레임이 바뀐다. 개인의 의지가 어렵다면 이런 행동을 계속해나가는 커뮤니티에 들어가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어떤 집단에 속하면 그를 유지하려는 속성이 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네트워킹에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독의 시대>에서는 우리를 굴복시키는 '변연계 자본주의'에 대해 파헤치면서, 어떤 행동을 해야 계획된 중독의 시대를 벗어날 수 있는지를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고 행동 설계를 하도록 경각심을 준다. 100p에 달하는 레퍼런스 중에서 자신에게 해당되는 중독들이 보일 것이다. 내가 중독된 것들이 어떻게 나를 파괴시키는지 알고, 이에 따르는 역이용 방법을 스스로에게 적용시켜보자. 애매한 것들을 구체적으로 알 때 비로소 정복할 용기가 생기고 실천할 수 있다.  중독은 꼭 나쁜 것만이 있는 건 아니다. 어떤 사람의 삶의 의지를 주는 것 또한 '건강한 중독'이다. <중독의 시대>를 통해 중독을 확실히 알고 역이용해서, 더 나은 중독을 갖고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참고 <중독의 시대>, 데이비드 T. 코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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