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서 FA가 처음 생겼던 또는 얼마 되지 않았던 해로 기억합니다. 한 구단의 프랜차이즈 선수가 구단과 FA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서, 결국 은퇴를 했습니다. 구단은 해당 선수의 미래 가치를 가지고, 연봉 등의 조건을 책정하려고 했고 선수는 자신의 과거 기여도와 현재 위치를 가지고 그것을 책정했습니다.
결국 두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서, 선수는 은퇴를 하고 말았습니다.
그 사건을 보고 회사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회사는 구성원의 미래를 보고 연봉을 책정하려고 합니다. 물론, 과거의 성과와 기여를 안보는게 아닙니다. 그 속에서 미래의 예상 기여도를 판단하게 되는 거죠. 거기에 더불어서 미래 잠재력, 활용 연수를 따지겠죠. 회사는 앞만 보고 달리는 말과 같습니다.
반면에, 구성원은 자신의 과거를 기준으로 연봉을 책정하려고 합니다. 내가 과거에 이 정도 기여했으니까, 내가 이 정도는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적으로 회사의 선의에 기대하는 판단입니다. 그런데, 내 젊음을 다 바쳐서 키워온 회사가 내가 나이 들었을 땐 냉대합니다. 그것은 회사가 앞만 보고 있고, 난 뒤돌아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개인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연차가 올라가면 더 높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물론, 내가 어려움을 함께 하며 키워온 회사이기에 그에 합당한 보상이다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을 일일이 잘 챙겨주는 회사는 흔치 않고, 앞으로는 더욱 흔치 않을 겁니다. 오히려 너의 기여는 이미 치루지 않았냐며 냉정하게 돌아설 회사가 더욱 많아질 겁니다.
연차가 쌓이고, 직급이 올라가고, 직책이 올라감에 따라서 회사에 제공할 수 있는 가치가 있기에 보상을 받는 것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연차에 쌓임에 따라서 회사에서 보상을 크게 주는 건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많아서 우대하는 것도 아니고, 가족이 더 많기 때문도 아니고, 그동안 큰 기여를 해서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야만 회사에서도 무조건 일괄적으로 나이가 많으면, 연차가 높으면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생각을 버릴 겁니다.
높은 보상의 근거가 연차나 나이라면, 정리의 근거 또한 연차나 나이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2. 자신의 지식과 경험 또한 상각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회사에서는 토지를 제외한 모든 자산은 감가상각이 됩니다. 즉,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가치가 떨어지게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자산에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적 자산도 포함됩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일반적으로 체력이 떨어집니다. 그것은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적 능력은 그렇지 않을까요? 똑같습니다. 같이 떨어집니다. 머릿 속에 있는 지식과 경험은 영원히 남는다고요? 그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의성이 떨어지고, 가치가 감가상각이 됩니다.
그래서, 계속 공부를 해야 하는 겁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이 계속 가치를 잃어가니까, 유지하거나 높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공부를 해야 하는 겁니다.
잘돌아가던 기계도 몇 달을 멈추고, 윤활유를 주입해주지 않으면, 고장이 납니다. 사람도 똑같습니다. 계속 뭔가를 주입해줘야 하고, 뭔가를 만들어야만 고장 나지 않습니다.
3. 조직에 일방적으로 희생해선 안됩니다. 조직의 성과와 개인의 성공을 연계해야 합니다.
조직의 성공이 개인의 성공으로 생각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실을 개인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고, 과거에는 그래왔습니다. 그렇지만, 더이상 그런 낭만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조직의 성공과 개인의 성공은 연계되어 있어야 합니다. 조직이 성공했을 때, 나에게 주어지는 무언가를 막연하게만 생각하지 말고, 염두해두어야 하고 요구해야 합니다. 조직의 성공이 자신의 커리어 성공으로 연결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여기서 오해해선 안될 것이 회사에서 하는 일을 대충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조직의 성공이 나 자신 커리어의 성공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일방적으로 조직만 성공하는 경우를 피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이 더욱 노력해야 겠죠. 성장하는 조직에 맞춰서 더욱 큰 역할을 하려면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자신의 가치를 몰라주거나, 자신이 성장 속도와 커리어 방향이 조직과 맞지 않다면 이직도 해야 할 것이고요.
앞서 회사를 말에 비유했죠. 달리는 말에 올라타야지, 앞만 보고 달리는 말에게 내가 이렇게 달리게 해줬다고 말해봤자 콧방귀도 안끼는 상황이 되는 거죠. 조직은 계속 발전하는 데, 자신만이 정체되면 조직의 호의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서 점차 개인 스스로 강건해져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관리해야할 것도 많아지고 있고요. 세상을 돌아가는 상황을 깊게 생각하고, 스스로를 냉철하게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