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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개인주의자

난 당신의 미래 따위엔 관심이 없습니다

by 심야서점


제 또래나 그 이상이 되면, 이제 회사에서 대부분 중간관리자 또는 작은 규모의 조직책임자가 된 경우가 많습니다.


가끔씩 이야기를 나누면, 요즘 후배 사원들의 일하는 방식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얼마 전 나눈 대화입니다.


A: "나는 상사가 퇴근할 때까지 퇴근한 적이 없는데,

요즘 애들은 상사를 기다리는 건 기대하지 않아도, 퇴근 몇 분 전부터 스탠바이하고 있다가 시간 딱 되면 나간다."


B: "그렇게 해서 자기 맡은 일은 못하나요?"


A: "아니, 그렇진 않아, 자기 일은 어찌어찌해내지"


B: "그럼 문제죠? 정해진 시간에 자기 일을 알아서 잘하면 칭찬해 줘야죠."


A: "만약 정해진 시간에 일을 해내지 못하면, 아니 일의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B: "그 사람의 기대 수준이 지나치게 높은 게 아닌지 살펴보고,

지나치게 높으면 업무 범위나 역할을 조정해야겠죠."


A: "그게 아니면?"


B: "왜 그 사람이랑 같이 일해야 하죠?

자기 일도 해내지 못하는데, 그걸 해내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데..."

B: "그 사람 맡는 수준의 업무만 시키고, 연봉도 그 정도로 조정해야겠죠.

그걸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면 조직에 안 맞는 사람이니 이직을 권해야겠죠."


A: "근데, 자기 일을 다 해내더라도, 자기 발전을 위해서 좀 더 오래,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일에서 배울 게 얼마나 많은데..."


B: "그걸 왜 상사가 챙겨야 하죠? 자기가 스스로 판단해서, 습득하겠죠. 연차에 맞춰서 자기 역량을 높이지 못하면 스스로 도태할 것이고... 어린애도 아니고 알아서 생각이 있겠죠."


A: "근데, 딱딱 맞춰서 퇴근하는 걸 고객들이 보면 좋아하지 않을 텐데..."


B: "그렇게 하고도 남을 정도로의 퍼포먼스를 낸다면 고객도 인정하겠죠."


A: "그렇지 않을 경우는?"


B: "고객의 불신이 있다면, 팀원에게 말을 해야겠죠. 뛰어난 성과를 내던, 눈에 띄는 노력을 하라고.."


A: "안 되면?"


B: "제가 인정할 정도로 노력을 했는데, 안되면 노력만이라도 고객에게 인정받도록 하고 결과에 대해서는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제가 도와줘야겠죠. 그것도 안 하면, 교체를 생각해야 되겠죠..."


A: "너무 냉정한데..."


B: "그렇게 안 하면 무르다고 생각할걸요? 사회가 학교도 아니고, 자신의 일은 자신이 책임져야죠."

B: "회사에서 정해진 근무 시간만 지킨다면, 그 외 근태는 신경 쓰지 마세요.

일의 결과와 성과로만 이야기하세요."


예전 회사에서도 그렇고, 지금도 정해진 근무 시간만 지킨다면 후배 사원들의 근태를 가지고

코멘트하지 않습니다. 아니, 할 필요도 없고, 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지켜야 할 것만 지킨다면, 나머지는 자신의 재량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을 꺼내는 건, 결과물이 그 사람에 대한 기대 수준에 안 맞을 때뿐입니다.

자기가 해야 할 일, 해야만 할 일도 제대로 못하는 데도 불구하고 보이는

안일하고 무책임한 모습을 지적할 뿐입니다.


사실 지적도 한 두 번이고, 그 이상 말하지 않습니다. 한두 번 말해도 해결 안 되면,

더 이상 말해도 안 될 것을 알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런 지 예전부터 후배들이 저와 같이 일하고 싶다는 말을 꺼내는 경우가 많았죠.

제가 좋은 것보다는 저와 일하는 게 편했기 때문이겠죠.


앞에서는 같이 일하는 것 너무 좋다고 말하고,

뒤에서는 너무 무르다라고 말하는 것도 압니다.


그런데, 몇몇은 저와 더 이상 일할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제가 같이 일할 가치가 없다고 그 사람들을 팀원으로는 거부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차라리 앞에서 지적하고, 냉정하게 야단치는 게 낫지 않냐고...

왜 그렇게 해야 하죠? 그렇게 하는 건 감정 낭비에 다 큰 성인이 성장하는 걸 누가 챙깁니까?

알아서 하는 거죠. 그렇게 그런대로 사는 거죠.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사람은 절대로 변하지 않아요.

만약 누군가 앞에서 뭐라고 지적하고, 가이드하는 선배가 있다면

그 사람은 자신의 일만큼이나 당신의 발전에 관심이 있는 겁니다.


지적과 야단에 불편함을 느끼기 전에 내가 무엇을 더해야 할지, 고쳐야 할지 고민하세요.

그 사람은 적어도 당신을 다그쳐서라도 같이 일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겁니다.


나 같은 사람과 일할 땐 어떨까요?

큰 소리 내고 싶지 않아요, 지적하고 싶지 않아요, 싫은 소리 하고 싶지 않아요..


"알아서 잘하세요."


나의 과업에 방해만 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난 당신의 발전과 성장에 일도 관심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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