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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로 일을 하느냐, 콘텍스트로 일을 하느냐

컨설턴트의 자세

by 심야서점

제가 생각하는 컨설팅 프로젝트를 할 때 가장 부끄러운 피드백이 “컨설팅 장표에서 회사 로고만 떼면 다른 회사에서도 동일하게 쓸 수 있는 거 아닌가요?”입니다.


그것은 고객사에게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을 주지 못했다는 의미일 뿐만 아니라, 고객사의 문제를 정확히 이해를 못 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컨설팅을 할 때 좋은 컨설팅 결과물인가, 아니면 부족한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콘텐츠”로 일을 했는가, “콘텍스트”로 일을 했는가입니다. 아무리 장표가 화려해도 콘텐츠로만 일을 했으면 제대로 된 결과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장표가 투박해도 콘텍스트로 일을 했다면 제대로 된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둘 간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먼저 주인공이 다릅니다.

콘텐츠로 일을 하는 것은 컨설턴트가 알고 있는 지식을 가지고 컨설턴트의 지식을 중심으로 결과를 냅니다. 즉, 컨설턴트의 콘텐츠가 주인공입니다.


콘텍스트로 일을 하는 것은 컨설턴트가 고객사의 문제를 파악한 후에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컨설턴트의 콘텐츠를 활용합니다. 여기서 만약 컨설턴트의 콘텐츠가 적합한 해결책이 아니라면 고객사에게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서 제안합니다. 즉, 컨설턴트의 콘텐츠는 수단일 뿐이고, 고객사의 상황 즉, 콘텍스트가 주인공입니다.


두 번째, 컨설턴트가 가지고 있어야 하는 역량이 다릅니다.


콘텐츠로 일을 하는 것은 컨설턴트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지식의 양이 컨설팅 결과물의 질을 결정합니다. 반면에, 콘텍스트로 일하는 것은 컨설턴트의 논리적인 전개, 즉, 문제 파악, 이슈 도출, 해결 방안 도출 등의 끊임없고 논리적으로 비약 없는 프로세스가 중요합니다.


게다가 전자는 고객이 처음에는 컨설턴트의 지식에 놀랄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고 고객의 수준이 올라가면 컨설턴트가 불필요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반면에 후자는 컨설턴트는 문제 해결사로 참여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해서 컨설턴트가 필요 없다는 느끼지 않습니다.


컨설턴트는 지속적으로 공부를 하고, 지식을 쌓아야 합니다. 즉, 남들에게 부족하지 않은 콘텐츠를 쌓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으로 끝내선 안됩니다.


그와 더불어서 고객에서 콘텍스트를 파악하고 논리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도 같이 키워야 합니다. 컨설턴트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역할을 가지고 있는 문제 해결사이기 때문입니다. 문제 해결을 못하고, 지식만 많이 쌓은 컨설턴트는 학자가 되어야 합니다.


내가 들고 있는 장비가 톱이라고 하여 벽에 구멍을 톱으로 뚫어선 안됩니다.

톱, 망치, 드릴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갖추고 있어야 하고, 고객의 상황에 따라서 톱을 선택할지, 망치를 선택할지, 드릴을 선택할지 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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