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적으로 하면 아무런 의미 없는 것들
먼저 본문에 들어가기 전에 모듈화와 모듈성의 의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제품을 포함한 모든 시스템은 모듈성이라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듈성이란 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서로 독립적으로 연결되고, 작동하는 정도를
의미합니다.
모듈러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시스템이 아니더라도 모듈성을 충분히 가질 수 있는 성질이며,
반대의 의미는 통합성입니다.
모듈화는 시스템이 갖는 모듈성을 지금 수준보다 높이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보통은 재구조화라는 작업을 통해서 진행하는데,
모듈화는 현재 시스템의 구성요소들 간의 연결 정도, 작동 수준을 재구조화라는 특성을 통해서
높이게 됩니다.
그렇다면, 모듈러 디자인 또는 모듈화 설계는 무엇일까요?
모듈성을 높이기 위한 모듈화를 한 후에 이것을 준하여 제품 설계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원하는 모듈성, 모듈화 수준이 결정된 후에 이것을 준수하기 위한 설계 작업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모듈화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무조건적으로 모듈성을 높이는 것?
사실 그렇게 알고 기계적으로 모듈화를 수행하다 보면 부작용이 발생하고,
모듈화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최적의 모듈성, 최적의 모듈화 수준을 찾아내고, 그것에 맞춰서 모듈화를 수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모듈러 디자인을 수행하기 전에
"산업의 특성을 이해해라", "회사의 니즈를 파악해라", "제품의 특성을 파악해라"라고
귀 아프게 이야기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은 모듈성을 무조건적으로 높이는 것이 아니라,
최적화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조직 구조를 설계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특정 회사의 독립적이고, 계층적인 조직 구조가 또 다른 회사에는 전혀 효과적이지 않는 것처럼
회사에서 원하는 모듈화 수준은 그 회사의 특성, 연구 개발 조직, 제품군 분류, 판매량, 시장에서의 위치,
공급망 특성 등등 제각기 다르기 때문입니다.
혹시 모듈러 디자인을 수행하길 원한다면,
기계적으로 해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만약 컨설턴트가 그렇게 일을 한다면,
차라리 기계에서 맡기는 편이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즉, 경쟁력이 없습니다.
제가 생각을 가지고 일하라는 것이 모듈화를 하는 절차를 알고 수행하는 것을 넘어서
콘텍스트를 알고 최적의 방안을 찾으라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