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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러 디자인 사례 연구 - 전기차 충전 스테이션

사례로 보는 모듈러 씽킹,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도 알아야겠죠

by 심야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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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arscoops.com/2023/05/ample-moves-closer-to-5-minute-ev-battery-swaps-as-the-future-of-charging-up/

내연기관 대비 전기자동차의 불편한 점을 꼽을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충전 인프라에 대한 것입니다.


당연히 시장에서 성숙기에 위치한 내연기관 자동차는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준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반면에, 태동기에 위치한 전기자동차는 “닭이 먼저, 달걀이 먼저냐” 문제를 겪을 수밖에 없죠.


그나마 운 좋게도 충전 시설이 있다고 하더라도, 충전 시간이 급유하는 시간 대비 현격하게 길기 때문에 전기자동차는 미래의 주력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지금은 긴가민가한 선택지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을 그냥 두고만 볼 자동차 회사, 배터리 회사가 아니겠죠.

전기자동차의 불리한 점을 개선하고자 지금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당연하게도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는 것이죠.

충전 횟수 자체를 줄이기 위해서 주행거리를 늘리는 것이 기본 방책이겠죠.


두 번째 방안과 세 번째 방안은 서로 편이 갈리는 경향이 있는데,

두 번째는 소재를 개선하여 충전 시간을 줄이는 것이고,

세 번째는 배터리 자체를 교체하는 방식을 취하는 겁니다.


세 번째 방안을 선호하는 쪽에서는 두 번째 방안이 장기적인 방안은 될 수 있겠지만, 당장 전기차의 증가 속도를 볼 때는 다른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에, 두 번째 방안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세 번째 방안이 교체를 하기 위해서는, 배터리를 보관하기 위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과 교체가 가능하도록 전기자동차를 만들어야 하므로 전기자동차 차체의 크기를 키워야 하고, 전기자동차의 제품 완결성이 떨어지고 결국 주행거리에 영향을 준다고 말합니다.


본 기사는 세 번째 방안의 일환으로 Ample 사의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에 대한 글입니다.


https://youtu.be/5QeQ3VM4A4w


두 번째 방안이 좋은가, 세 번째 방안이 좋은가에 대해서는 배터리, 전기차 전문가들이 판단할 영역이고, 저는 본 사례에 나오는 모듈화 내용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스테이션 내에 차주가 전기자동차를 주차해 놓으면 10분 내에 자동으로 배터리를 교체합니다. 단일 스테이션 자체가 모듈화가 되어 있고, 스테이션의 구성요소들이 쉽게 분해, 설치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원하는 장소에 하나 또는 여러 개의 스테이션을 손쉽게 설치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교체된 배터리는 다음 차량을 위하여 충전되고, 제공되기 때문에 최소한의 스페이스만 필요로 합니다.

본 사례에서는 두 가지 방식의 모듈화를 활용했습니다.

여러 개의 스테이션을 원하는 대로 설치할 수 있도록 스테이션 시스템 자체가 모듈화 된 것과 운반, 설치, 분해가 쉽도록 스테이션 자체가 모듈화 된 것입니다.

첫 번째 모듈화는 시스템이 하나의 모듈로 역할을 수행하는 모듈화로 규모의 유연성을 추구한다면, 두 번째 모듈화는 시스템 자체를 모듈화 하는 방식으로 설치, 분해 용이성을 추구했습니다.

여기서 숨어있는 모듈화 한 가지를 더 찾아보면, 스테이션이 아닌 전기자동차의 모듈화입니다.

배터리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자동차에서 배터리 교체를 고려해서 모듈화를 시켜놔야 합니다.

이것이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모듈화를 한다는 것은 배터리와 배터리 외의 시스템 간의 인터페이스 관계를 단순화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앞서 잠깐 언급한 것과 같이 크기가 커지거나, 제품의 완결성이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합니다.

과거 휴대폰을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초기 휴대폰의 배터리는 탈착이 가능한 방식이었죠.

그런데, 휴대폰이 점차 크기를 작고 얇게 만들면서 탈착보다는 일체형으로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배터리 용량을 걱정하면서 일체형에 부정적인 시각도 많았으나, 배터리 용량이 증가하는 동시에 충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그런 시각을 불식시켰죠.

그리고, 본 기사엔 나오지 않지만, 다양한 전기자동차의 배터리를 어떻게 일정한 방식으로 교체를 할 수 있는지, 신규 전기자동차가 나올 때는 어떻게 대응할지, 안정성 문제가 있다고는 하지만 셀투팩과 같은 트렌드에는 어떻게 대응하는지 고민할 것이 많아 보입니다.

재미있고, 생각해 볼 것이 많은 사례입니다.


※ 본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듈러 씽킹

모듈화는 크기와 무게에 영향을 줄 수 있음

모듈화는 제품의 완결성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있음

모듈화에도 시스템 자체를 모듈화 하는 방식과 시스템이 하나의 모듈을 담당하는 방식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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