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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회 Aug 01. 2023

완결성과 모듈성/효율성

인생은 트레이드오프


요즘은 방수, 방진, 두께, 무게, 재질 등을 고려하여 배터리 일체형인 스마트폰이 일반적이지만, 예전에는 배터리 용량 문제도 있고, 통신사에서 배터리 탈착형을 원하는 경우도 많아서 어쩔 수 없이 탈착형을 만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배터리 일체형과 탈착형 스마트폰 사례는 모듈화 수준에 따라서 제품의 특성이 어떻게 바뀌는지 알 수 있는 좋은 사례입니다.


먼저 완결성 (Integrity)이라는 개념을 살펴보겠습니다. 완결성은 하나의 제품이 핵심 콘셉트에 따라서 결점 없이 만들어질 때 갖게 되는 제품 특성입니다. 정의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으나, 완결성이 높으면 소비자는 “와 이 제품은 정말 잘 만들었다. 완벽하다.”라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완결성에 비교할 수 있는 개념이 모듈성입니다. 모듈성은 제품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독립성을 갖고, 각각 기능적으로 응집되는 경우에 갖는 특성으로 모듈성 그 자체를 추구하는 것보다 확장성, 업그레이드 용이성, 유지 보수 용이성, 공용화/재사용 용이성 등 모듈성을 높여서 비기능 요구사항에 대한 대응 합니다.


일반적으로 완결성이 높으면 모듈성이 떨어지고, 모듈성이 높으면 완결성이 떨어지는 특성을 갖습니다.

여기까지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스마트폰을 예로 들어봅시다.


배터리 일체형으로 출시한 스마트폰의 선두 주자는 애플 아이폰이죠. 우선 배터리 일체형으로 만들면 갖게 되는 장점을 생각해 볼까요?


우선 재질은 메탈로 만들 수 있습니다. 과거에 배터리 탈착형인 메탈 재질의 스마트폰을 모 회사에 만들려다가 본체는 메탈, 배터리 분리되는 부분은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기형적인 형태를 선보인 적이 있었죠.


두 번째는 방수나 방진이 용이합니다. 아무래도 분리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밀폐하기도 용이하겠죠.


세 번째는 상대적으로 충격에 강합니다. 탈착을 고려하면 강력하게 결합할 수 없겠죠. 탈착을 고려한다는 건 충격을 받았을 때 분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일부러 낙하할 때 충격을 덜 하게 만들려고 분해되게 하기도 하지만, 그 정도 강도의 충격에서는 멀쩡한 폰은 없을 것이고, 약한 충격으로 인한 왜곡이나 파손은 막기 쉽겠죠.


네 번째는 무게와 두께는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탈착을 고려하면 아무래도 두께가 두꺼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스마트폰 전용으로 배터리를 만든다고 해도, 다양한 스마트폰에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를 차용해서 써야 하므로 두께가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을 겁니다. 반면에, 일체형은 현재 모델 콘셉트에 맞는 배터리를 개발해서 사용하면 됩니다. 분해를 고려할 필요가 적으니 부품 수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일반 사용자를 고려한 안전 부품, 분해를 위한 부품들은 확실히 없앨 수 있겠죠.


애플이 처음 스마트폰을 만들 때, 이런 것들을 다 고려해서 일체형으로 만들었는지는 모릅니다. 그렇지만, 아마도 명확한 한 가지 콘셉트에 맞춰서 제품의 특성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완결성은 그렇습니다.

콘셉트로도 집도한 지향성을 요구합니다.


이와 같이 완결성을 갖춘 제품은 제품 그 자체로도 완성도가 높고, 소비자의 소구가 높을 가능성이 높겠죠.

이처럼 완결성이 높은 제품은 그 제품 단위로 매출이 높은 경우에 효과적입니다. 즉, 가격이 높거나 매출이 높거나, 둘 다 높을 경우는 완결성이 높은 제품이 효과적입니다.


완결성이 중요한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명품입니다.


브랜드라는 단일 가치에 몰입하여 모든 제품의 특성이 그곳에 정렬되어서 완성되는 제품은 완결성을 갖습니다.


가격이 높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겠죠? 일반 소비재가 그렇게 하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적자를 벗어나질 못할 겁니다.


완결성이 높은 제품의 단점은 무엇일까요?


위 특성의 반대가 단점이라고 볼 수 있죠.


먼저, 배터리 용량이 한정적이다 보니 충전기나 보조 배터리를 항상 소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반면에 탈착형 스마트폰 소지자는 여분의 배터리 몇 개를 가지고 다니면 됩니다. 스마트폰을 바꿀 때 배터리가 호환이 된다면 여러 개의 배터리를 소지할 수도 있습니다.


배터리가 수명을 다했을 때는 교체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센터에 가서 교체해야 할 겁니다. 분해하기도 어려울 테니까요. 반면에 탈착형은 배터리를 구해서 사용자가 직접 교체하면 됩니다.


고장, 파손이 됐을 경우 수리가 어렵고, 유지 보수가 쉽지 않을 겁니다. 사용자가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극도로 줄어들겠죠. 반면에 탈착형 스마트폰은 수리가 용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정 모델의 완결성이 올라가지만, 공용화나 재사용이 쉽지 않으니 재료비가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모델을 출시하는 경우, 모델 간 교체 주기가 짧은 경우, 반드시 만족시켜야 하는 비기능 요구사항이 있는 경우에는 제품의 완결성이 아닌 모듈성 또는 효율성을 추구해야 합니다.


주변의 제품이 완결성을 강조한 제품인지, 모듈성 또는 효율성을 강조한 제품인지 살펴보길 바랍니다.

보통은 적정한 수준의 완결성과 적정한 수준의 모듈성과 효율성을 추구하지만, 명확한 둘 간의 차이를 알고 있어야만 적정한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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