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용기가 없다면 남들 걸을 때 뛰어야 한다
과거에 경력을 전환하기 위해서 콘택트 했던 헤드헌터 분이 제게 했던 조언이 있습니다.
"경력 전환은 무조건 저 경력, 저 연차, 나이가 어릴 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는 시간이나 비용을 투자할 준비를 해야 한다."
"한동안은 자신의 퍼포먼스에 대한 내외부적인 비판, 비난을 이겨낼 각오를 해야 한다."
제가 한참 제 업무에 익숙하고 보상도 어느 정도 높은 시점인 과장급일 때,
완전히 생소한 영역으로 전환하려고 했으니 더욱더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해서 헤드헌터 분의 도움으로 면접 기회를 갖고,
면접 때 들었던 이야기는 사실 지원자를 뽑기 위한 말이라기보다는 현실에 대한 충고에 가까웠습니다.
"숙련도가 떨어지는 데, 당신이 원하는 보상을 우린 줄 수 없다."
"당신이 해왔던 영역에서는 잘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영역은 어떨지 모른다."
"만약 경력과 보상을 모두 깎고, 경력 전환의 노력을 할 각오가 있다면 뽑겠다."
아마도 헤드헌터 분은 이런 피드백을 제게 전달해 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고맙게 생각을 합니다.
이후에 몇 년 더 지나서 제 경력을 어느 살리면서, 180도가 아닌 45도 정도의 경력을 전환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운이 좋았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동 시점에서 지원했던 회사 중에는 그런 전환에 대해서도 불안해하여 상당한 보상 축소 또는 자신들이 검증할 수 있는 기간을 요청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자, 그러면 왜 경력 전환이 어려운지 정리해 볼까요?
먼저 회사가 왜 신입이 아닌 경력자를 뽑는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당연히 즉시 전력감을 뽑기 위함입니다. 신입이라면 한동안 교육을 하고, 업무를 가르치면서 투자하는 기간이 필요합니다. 대체로 대리 직급 전까지는 회사에서는 투자를 한다는 생각하고, 채용을 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뽑을 경력자가 경력 전환자라면 사실상 신입과 마찬가지죠. 자신의 경력에서는 어느 정도 지식과 경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영역에서는 숙련도가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경력자에서 요구하는 첫 번째 역량은 해당 업무에 대한 숙련도입니다.
누가 도와주지 않아서 스스로 업무를 해결해 낼 수 있는 숙련도가 필요합니다.
그게 아니고, 옆에서 하나씩 가르쳐 줘야 하고, 가이드해줘야 하면 사실 해당 경력자는 신입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경력 전환자는 당장 실전에 투입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유사한 분야에서 전환을 했더라도 떨어지는 숙련도를 높이는 과정까지는 어쩔 수 없이 신입과 같이
투자를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보상이 적게 줘도 될까요?
아마도 해당 경력 전환자는 보상도 포기를 안 할 겁니다.
혹 회사가 경력 전환자에게 기대를 가지고 보상을 유지를 했다면, 해당 업무에 대한 숙련도를 높이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신입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 경우에 경력 전환자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나는 해당 업무에 익숙하지 않은데, 교육이라도 시켜주고, 뭐라도 도와줘야 하지 않나요?"
그 시점에 회사가 이렇게 대답하면 어떻게 할 건가요?
"그럼 그렇게 익숙해지는 기간 동안, 급여는 신입과 동일하게 맞추고 차액만큼은 회사가 사람을 써서 지원하도록 할게요."
물론, 회사는 자신의 구성원들의 역량 향상을 위해서 노력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회사의 발전과 연결되니까요. 그렇지만, 그것이 경력자로서 가져야 할 숙련도를 키울 노력을 회사가 당연히 해줘야 함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기본 숙련도를 스스로 챙겨야 하고, 그것에 필요한 지원을 회사에 요청해야 합니다.
업무를 익숙할 수 있도록 자신이 시간을 쓸 테니, 교육을 보내달려든지, 업무 기회를 많이 달라고 하던지...
앞서 말했듯이 즉시 전력감이라고 함은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회사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결과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입이 실수하고, 못하는 경우는 그것을 보통 감안하고 상정하기 때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고연차의 경력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이 실수하고 제대로 퍼포먼스를 못 내는 건 회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당연히 피드백이 신입보다 경력자에게 가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보상이 경력자가 신입보다 더 많은 겁니다.
보상의 무게를 이겨내는 것이 자신의 책무입니다.
이것저것 이야기하다 보니 두서가 없어졌습니다.
경력 전환을 하고 싶은 분은 최대한 저 연차에 시도하세요. 잃을 것이 적어야 움직이기도 쉬워집니다.
만약 고연차라면 보상을 포기하고 한동안 안 좋은 피드백 또는 평가를 각오하세요.
그럴 각오가 없다면 전환을 시도하지 마시고, 지금 경력을 최대한 유지하세요.
만약 전환을 시도하셨다면, 빠르게 자신에게 요구되는 지식과 숙련도를 확보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과 동일하게 일하고 공부하고 노력해서는 성공적으로 전환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