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유리한 방향으로만 해석하기
개인 삶을 무시한 채 회사와 일만 강요하는 것을 극도로 혐오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내가 일하는 시간이 아닌 기여하는 만큼 회사가 보상을 해주고, 회사도 최대한 개인적인 삶을 존중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초과 근무에 대해서 기계적 해석과 성과가 아닌 입력 시간에 대한 평가 요구를 받으면서 초과 근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주 52시간, 저녁이 있는 삶을 강조하면서 개인의 삶을 강조하는 풍조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일부 사람들의 자기 위주의 해석에 대해서는 반감을 갖고 있습니다.
논란이 있을지 모르고, 불편할 수 있으니, 읽기 싫은 분은 그냥 넘기시면 됩니다.
만약 자신의 업무가 투입하는 시간에 비례하여 산출물의 결과가 달라지는 성격을 갖는다면, 업무에 대한 초과 시간만큼 보상을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만약 한 시간에 100개의 부품을 만드는 업무를 하는데, 정해진 근무시간에 회사가 원하는 개수를 맞추지 못해서 추가해서 업무를 하길 원한다면 그만큼 보상을 해줘야 합니다. 아직도 중소기업이나 영세 기업에서는 노동의 강도에 걸맞은 대우를 못 받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당연하게 100개의 부품을 만들 것을 기대하는데, 태업이나 낮은 숙련도로 그보다 적게 만드는 사람이 있거나, 100개 이상의 부품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있다면, 후자는 당연히 초과하는 부품의 개수를 고려하여 더 높은 보상을 해줘야 하고, 전자는 자신의 몫을 못하는 사람이므로 보상을 낮추거나 다른 업무를 알아보도록 풀어줘야 할 겁니다. 이것은 성과에 대한 차별이겠죠.
지식근로자는 어떨까요?
같은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습니다.
같은 부분은 정해진 시간에 대해서 성실하게 일했다면 기본적으로 보상을 해줘야 하고, 그 이상의 성과를 냈다면 그 또한 보상해 줘야 한다는 점은 동일합니다. 또한, 성실하게 일하지 않았다면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냈다면 페널티를 주는 것과 동일합니다.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우선, 상대적으로 지식근로자인 경우는 자신의 성과와 시간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즉, 투입되는 시간이 아웃풋으로 그대로 연결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투입시간을 무언가를 보상하기도 애매합니다.
어떤 이는 일하는 것마다 똑 부러지게 해결하기 때문에, 일하는 시간만큼 성과를 내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어떤 이는 일하는 것마다 실수투성이거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어서, 아무리 오랫동안 일을 해도 성과가 없거나 일을 다시 해야 할 정도로 품질이 엉망일 수도 있습니다.
지식근로자는 시간을 기준으로 보상하는 것이 공평하지 않습니다.
손이 빨라서 정시 출퇴근을 해도 아웃풋이 좋은 사람이 손이 느려서 야근, 특근을 가리지 않아도 아웃풋이 나쁜 사람보다 큰 보상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지식근로자에 대해서 초과 근로는 없는 것이 최상이겠으나, 어쩔 수 없이 주 52시간 내에 초과 근로를 해야 한다면 다음을 고려해서 정책을 정해야 할 것입니다.
1. 기계적인 야근이나 특근은 불합리합니다. 상사가 남았다고, 근태가 기본이라는 식으로 야근과 특근을 강요하는 금지되어야 하며 개인 또한 근무 시간에는 집중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야근이나 특근하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2. 무조건적으로 일하는 시간으로 평가받는 것은 불합리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지식근로자는 투입시간과 결과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이 아닙니다. 회사가 그것을 평가하는 식으로 직간접적으로 근로자가 초과 시간을 들여서 일하게 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3.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업무의 숙련도나 역량을 보충하기 위한 자발적인 야근이나 특근은 회사에서 별도로 보상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의 급여에 미치지 못하는 업무 성과나 자신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하는 초과 근무에 대해서 회사에 보상을 청구해선 안됩니다. 만약 청구를 원한다면 자신의 수준에 맞춰서 보상 또한 낮춰야 합니다.
4. 만약 스스로 자신의 역량이나 숙련도가 떨어짐을 보충하지 않고, 떨어지는 아웃풋을 그대로 둔다면 회사에서는 보상을 낮추거나, 의욕도 없다면 내보내야 합니다. 아웃풋이 떨어지는 데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조직에 해가 될 뿐입니다.
5. 팀워크가 중요한 프로젝트 성 업무인 경우, 자신의 업무가 다 끝났으니 팀의 업무에 기여하는 바가 없다면 그것은 프로젝트 관리자가 평가를 해야 합니다. 현장 근무에 대한 적절한 평가는 프로젝트 관리자가 가장 잘 판단할 수 있습니다. 가장 우수한 것은 근무 시간 내에서 자신의 업무를 완벽하게 하고, 팀의 업무에도 기여하는 것이고, 기본은 근무 시간 내에 자신의 업무만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입니다. 개인 기여와 팀 기여로 나눠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평가를 해야 합니다.
6. 자신이 일을 더 잘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에 대해서는 회사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해주되, 그것 자체에 대해서 또는 그 방식에 대해서 강요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스타일 대로 일을 잘하면 회사에서는 그만큼 인정해 주면 되는 것이고, 지금 스타일 대로 일을 했는데 나중에 보상 대비 역량이 떨어지면 그만큼 페널티를 주면 되는 겁니다.
7. 자신의 일을 더 잘하기 위한 시간에 대한 보상은 추가 근무가 아닌 역량 향상의 결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8. 무의미한 추가 근무를 강요해서도 안되지만, 그것에 대해서 높은 평가를 줘서도, 보상해서도 안됩니다.
9. 추가 근무를 하지 않는다고 평가를 안 좋게 줘선 안되고 순수하게 성과로만 평가를 해야 합니다. 다만, 최소한 지켜야 할 근무 태도에 대해서는 평가에 반영해야 합니다.
10. 회사는 학교가 아닙니다. 굳이 자신의 역량을 높이는 노력을 강요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처럼 8시간만 일하고, 그 안에서 일을 잘하는 방식을 고민하는 것에 만족한다면 딱 그만큼만 보상해 주면 됩니다.
11. 과거의 기계적인 야근, 특근 문화는 문제임이 틀림없지만, 자신의 성과는 상관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출, 퇴근 시간을 지키려는 자세 또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성과도 떨어지고, 성과를 올리려는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정해진 시간만 때우면 된다는 사람은 조직의 해가 되므로 해당 버스에서 내리게 해야 합니다.
"나는 정해진 시간만 일하겠다"는 마인드는 사실상 회사 생활이 아니라, 시급으로 보상받는 아르바이트에서나 가능합니다. 그마저도 정해진 시간 내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마인드가 기본이 됩니다.
그것도 아니고, 정해진 시간만 때우고 월급만큼 일하겠다는 마인드는 자신의 발전을 막는 것과 다를 게 없습니다. 정해진 시간 내에 내게 기대되는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겠다는 마인드를 가져야지, 정해진 시간만 일하겠다는 건 스스로 자신의 자리를 없애는 것과 같습니다.
일을 통해서 자신의 꿈을 이루겠다는 생각이 아닌 단순히 호구지책으로만 일을 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 내용은 맞지 않습니다. 그분들의 생각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인생의 우선순위가 다를 뿐입니다.
적당히 벌고 적당히 일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 인정합니다. 그만큼의 보상만 요구하니까요. 그런데, 그것이 아니고 회사에는 높은 보상을 기대하면서 적당히 편하게 일하려는 사람은 욕심입니다.
노선을 확실히 정하는 것이 마음이 편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여기까지 읽고 오해해서는 안 되는 것은 회사 때문에 자기 자신을 희생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정당하게 자신의 역량과 노력을 보상을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결과로 평가를 받아야 하고, 그만큼 노력한 것에 대한 보상을 철저히 집행되어야 합니다.
반대로 자신이 역량이 부족하고, 노력하지 않았다면 그만큼 보상을 내놓을 각오를 해야 합니다.
워라밸이란 말이 있잖아요?
과거에는 워크에 몰입되어 라이프를 잃는 경우가 있었다면,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듯이
라이프에 몰입하여 워크에서 제대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다면 워크를 내려놓고,
라이프에 올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