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 아키텍처라고 하여 뭔가 대단한 건 아님...
기존에 운영하던 플랫폼 전략을 모듈러 디자인, 모듈러 아키텍처 등으로 전환했다고 하는 제품은 정확히 말하면, 일반 플랫폼 전략에서 모듈 기반의 플랫폼 전략으로 발전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플랫폼 전략은 특수한 형태의 모듈화 전략입니다. (모듈화 전략 서적 참고))
예전에 쓴 글에서 다뤘던 것처럼 대부분의 모듈러 디자인을 적용한다는 제품은 모듈 기반의 플랫폼 전략이나 플랫폼 기반의 모듈러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히려 순수한 모듈러 디자인 적용 제품을 찾기가 어려운 정도입니다. (모듈 기반의 플랫폼 전략과 플랫폼 기반의 모듈러 디자인 간의 차이는 아래 글에 설명되어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kjhoi79/222415718329
플랫폼 전략 하에서는 제품을 플랫폼이라는 하나의 덩치 큰 모듈과 플랫폼이 아닌 부품 또는 어셈블리로 나눴다면, 모듈 기반의 플랫폼 전략은 플랫폼, 비 플랫폼 관계없이 모듈로 나누고, 모듈이 플랫폼에 속하는지 여부를 구분하는 겁니다.
모듈 기반의 플랫폼 전략 또한 플랫폼 전략의 일종이므로, 기본적인 업무 절차, 관리 방식, 효과 산출 방식 등 또한 플랫폼 전략에 준하게 됩니다. 즉, 모듈 기반의 플랫폼 전략이라고 하여 아주 극적으로 뒤바뀐 업무 절차, 관리 방식, 효과 산출 방식을 갖게 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모듈 기반의 플랫폼 전략의 효과 산출은 플랫폼 전략과 거의 동일합니다. 그렇다면 플랫폼 전략에서 효과 산출하는 방식은 무엇일까요?
플랫폼 전략은 효과 산출을 기본적으로 플랫폼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통해서 얻습니다.
첫 번째, 효율성은 해당 플랫폼을 신 제품이 적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원가 절감의 범위를 의미하고, 그래서 플랫폼이 커버하는 영역, 기능 범위가 클수록 효율성이 올라갑니다.
두 번째, 효과성은 해당 플랫폼을 신 제품에 적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매출의 총합이며, 많이 적용할 수 있으면 적용할수록 효과성이 올라가게 되죠. 적용할 모델 종류가 많아지려면 플랫폼이 커버하는 영역, 기능 범위가 작을수록 유리합니다.
결론적으로 효율성과 효과성은 서로 상충되는 수치이고, 두 가지를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여 최적 값을 얻어내는 것이 플랫폼 전략을 수행하는 데 핵심이 되는 활동입니다.
일반적으로 플랫폼 전략에서 효율성에 대한 측정값은 거의 일정하게 가져갑니다.
최적화된 플랫폼의 범위를 경험적으로 일정하게 가져가는 거죠. 그렇게 제품 플랫폼 범위가 결정이 되어야만 이후 공정에 대한 구성도, 공급망에 대한 구성도 어느 정도 확정을 할 수 있겠죠. 그리고, 제품의 플랫폼 영역 이상으로 공정, 공급망에 대한 구성은 변경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플랫폼의 효율성은 거의 일정하다고 봐야 합니다.
즉, 플랫폼의 효율성은 거의 일정하다고 봐야 합니다. 아니면, 플랫폼 정의 단계에서 결정되는 값이므로, 플랫폼 전략을 실행하는 단계에서는 건드릴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반면에, 효과성 지표는 다릅니다. 플랫폼을 적용하는 단계에서 산출할 수 있는 값이므로 플랫폼 성과로 볼 수 있는 것은 효과성 지표밖에 없습니다.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 해당 플랫폼으로 얻을 수 있는 매출, 적용 모델 종류, 적용 모델 생산량 등을 산출할 겁니다. 이것을 최적화하기 위해서 플랫폼 종수를 관리하는 겁니다. 당연하게도 플랫폼 종수가 줄어들면, 매출이 일정하다고 할 때 플랫폼 당 효과성은 높아지게 됩니다. 이걸 이용해서 플랫폼 종수를 관리하는 겁니다.
https://blog.naver.com/kjhoi79/223019265882
여기서 글의 시작으로 돌아가서, 그렇다면 모듈 기반의 플랫폼 전략은 왜 생기게 된 걸까요?
상충되는 효율성과 효과성을 모두 높이기 위함이 주된 목적입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플랫폼을 크게 잡으면 효율성은 올라가는 데, 효과성이 떨어지므로 크게 잡더라도 플랫폼의 구성요소, 즉 모듈을 다양한 종류로 배치하여 효과성을 높일 수 있게 하는 것이죠.
앞서 한번 정해진 효율성 수치는 변경하기가 쉽지 않다고 이야기했는데, 모듈 기반의 플랫폼 전략이라고 하여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다만, 플랫폼 종수뿐만 아니라, 모듈 종수, 부품 종수 등 전체 다양성 (Variety)을 관리하는 체계를 갖춰야 함은 특별히 강조해야 할 부분입니다. 과거보다 다양한 종류의 모델, 많은 제품에 적용을 하기 때문에 플랫폼뿐만 아니라, 모듈, 부품의 종수 관리가 좀 더 중요해지게 되죠. 그리고 상당한 효과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이 부분은 제 다른 글에서도 강조한 부분이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서 다음 기회에 제대로 풀어보겠습니다.)
그렇다면, 모듈 기반의 플랫폼 전략을 적용했다면 주로 얻게 되는 효과는 무엇일까요?
답부터 이야기하면 효과성 지표를 살펴봐야 합니다.
모듈 기반의 플랫폼 전략을 수립했다면, 과거보다 좀 더 다양한 모델, 좀 더 많은 생산량을 하나의 플랫폼을 커버할 수 있어야 하며, 이전보다 플랫폼 투자비가 절감되어야 합니다. 단순하게 살펴보면, 자사에서 관리하는 플랫폼의 종수가 줄어들어야만 합니다.
당연히 여기에 대한 로직도 만들어져야겠죠.
조금 더 이해를 돕기 위해서 위와 같은 간단한 예시를 들어서 설명하겠습니다.
위 그림은 플랫폼을 개발하고, 제품에 적용하는 모습을 도식화한 겁니다. 그림의 상단은 플랫폼 전략을 적용한 제품이고, 하단은 모듈 기반의 플랫폼 전략을 적용한 제품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새로운 모델을 대응하기 위한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것을 개발하는 데 사용한 투자비를 해당 모델 원가에 할당하는 방식은 동일하다고 가정하면, 위 그림에서 상단에는 플랫폼 A1, 플랫폼 A2를 각각 100만 원의 투자비로 개발을 하고, 이것을 총 8개의 모델에 적용하므로 대당 투자비가 2.5만 원이 산출됩니다. 이것이 기존 플랫폼 전략에 해당하겠죠.
하단에는 모듈 기반의 플랫폼 하나를 만들어 두고, 총 8개의 모델에 적용하므로 모듈 기반의 플랫폼이 상대적으로 150만 원이라는 높은 투자비가 소비되더라도 대당 투자비가 1.88만 원으로 기존보다 0.67만 원 절감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모듈 기반의 플랫폼 전략, 모듈러 아키텍처를 적용했다는 제품이라면, 당연히 모델 적용 범위 (시계열 상, 동 시계열 상)를 늘려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효과는 기본적으로 대당 투자비 절감으로 산출하고, 개별 모듈이나 부품의 공용화 확대를 통한 절감 효과 또한 산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글을 마무리하면, 글 내용 중에도 있었지만 다양성 (Variety)을 관리 안 하는 것도 문제지만, (분석할 염두가 안 난다, 예전에 안 했던 일이다. 등의 다양한 핑계로…) 내부 원리를 이해 못 한 채 맹목적으로 다양성 (Variety)을 관리하는 것은 더욱 큰 문제입니다. 모듈러 디자인 활동 자체를 기계적으로 지표만 산출해서 관리하게 만드는 활동으로 전락하게 만드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효과를 얻지 못해서 내부 신뢰를 잃게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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