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개인화, 맞춤형 제품이 무조건 성공할까?

소비자에게 자유도를 많이 주는 제품이 히트 상품이 될까?

by 심야서점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에 등록한 제품 중에는 개인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개인화, 맞춤화를 장점으로 내세우는 제품이 상당수 있습니다.


그중에서 모듈화 콘셉트를 적용한 제품으로 몇몇 제품은 직접 소개도 했었죠. 그런데, 그렇게 개인화, 맞춤화를 내세운 제품이 반드시 성공하는 건 아닙니다. 제품 소개 영상에는 그동안 억눌려 있던 소비자의 욕구를 풀어주는 것처럼 자신의 제품을 강조하지만, 의외로 심심한 반응과 자주 상용화 실패라는 결과를 얻곤 합니다.


그렇다면, 왜 개인화, 맞춤화 제품이 실패를 할까요? 이번 글에서는 일반적인 상식과 동떨어지는 듯한 내용으로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을 주는 데 실패하는 제품의 이유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상품성이 떨어진다.


당연한 이유겠지만, 개인화, 맞춤화와 관계없이 제품 자체가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상품으로써 가치가 떨어지니까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겁니다. 모듈화에 관한 글 중에서 “완결성 (Integrity)”이라는 개념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모듈화를 적용하는 경우, 제품의 완결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했습니다. 완결성이란 말 그대로 제품 그대로 고객이 원하는 수준 이상의 품질, 특성을 갖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서,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는 고객 맞춤형 헤드셋 제품이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헤드셋의 구성요소들이 각각 모듈화 되어서 고객이 자신의 체형, 원하는 제품 특성에 맞춰서 맞춤형 제품을 고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그렇게 만들어진 헤드셋이 디자인이 투박하거나, 무겁거나, 부피가 크면 소비자가 그걸 선택하길 원할까요? 오히려 자신의 취향에 최대한 맞는 제품을 골라서 구입하지 않을까요?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 개인화, 맞춤화 제품이라도 경쟁 제품과 겨룰 수 있는 완결성, 상품성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일부 희생할 순 있겠죠. 개인화, 맞춤화 특성으로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합니다.


2. 지나치게 가격이 높다.


예전에 제가 이용했던 대학교의 학생 식당 중 하나는 “고를 샘”이라고 하여 밥과 반찬을 자신이 직접 고를 수 있는 식당이 있었습니다. 종류 별로 다 고르면 다른 학생 식당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치러야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취향 대로 고르면 저렴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었죠.


이처럼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을 제공할 경우 일반적인 제품 대비하여 당연히 가격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물론, 가격을 낮추는 옵션도 제공을 하겠죠. 그런데, 그렇게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을 당연히 고객이 지불해야 하는 가격에 전가를 하면, 고객은 선택할 이유가 없게 됩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시중에 나온 다양한 제품 중에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고르는 편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고객 관여도가 높지 않은 제품이나 가격 민감도가 높은 제품인 경우는 오히려 선택지를 제공하고 가격을 높게 책정하면 해당 제품을 선택 안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만큼이나 다양한 가격의 폭을 제공해야 하고, 제공하는 가격이 경쟁력이 있어야 합니다.


3. 개인화, 맞춤화에 대한 가치가 명확하지 않다.


시장에 이미 다양한 제품이 존재합니다.


해당 브랜드의 제품을 고집하지 않더라도, 시장에 다양한 선택지를 고를 수 있다면 굳이 소비자는 해당 제품을 고를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개인화, 맞춤화하는 제품의 특성이 탐이 나더라도 시장에서 적절히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고를 수 있다면 해당 제품을 선택할 이유가 없겠죠.


만약 개인화, 맞춤화하는 제품의 특성이 소비자에게 명확한 가치를 준다면 이건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걸 왜 선택하게 하지? 이런 건 필요 없는 기능인데 등의 소비자의 반응이 나온다면 자유도를 안 높이는 게 나은 상황이기도 하겠죠.


4. 개인화, 맞춤화로 운영 효율이 떨어진다.


개인화, 맞춤화는 소비자에게는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갖지만, 반대로 기업 입장에서는 내부 복잡성 증가로 운영 효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대응하기 위해서 플랫폼 전략, 모듈러 디자인 등 제품 구조를 개선하기도 하고, 생산이나 판매 측면에서 맞춤화를 대응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장치가 만약에 없다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만큼이나 설계, 운영 상의 복잡성을 감내해야 하고, 이것들은 곧바로 비용으로 연결이 됩니다.


소비자에게는 가격 이상의 가치를 줄 수 있겠지만, 복잡성으로 인해서 원가가 올라간다면 당연히 지속 가능하진 않겠죠.


5. 지나치게 많은 선택지로 소비자에게 혼란을 준다.


가끔씩 자유도가 높은 제품보다 자유도가 낮은 제품에 소비자가 끌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는 지나치게 다양한 제품의 종류로 인해서 소비자가 혼란스러워하고, 남들이 추천하는 대로 구매를 하거나, 관련 직원에게 물어서 구매를 하기도 합니다.


소비자에게 자유도를 줄수록 만족을 한다는 건 선입견입니다.


소비자에게 취향을 강요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소비자에게 맡겨버리는 개인화, 맞춤화는 오히려 소비자에게 혼란만 줄 뿐입니다. 오죽하면 기본 메뉴, 추천 메뉴, 베스트 메뉴 등 이미 정해놓은 대로 구입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우가 생길까요?


선택하는 항목이 지나치게 세분화되어 있거나, 항목의 값이 너무 많으면 소비자는 선택을 할 수 없습니다. 특히 전문 지식이 필요한 제품인 경우에는 이렇게 자유도를 주는 것 자체가 오히려 소비자에게 거부감과 피로감을 줄 뿐입니다.


그래서, 소비자가 선택을 하게 해 줄 것, 선택을 할 순 있지만 노출하지 않을 것, 기업이 정해서 제시할 것을 정해두는 것이 필요하고, 항목 값도 너무 많지 않게 제시하고,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길 원할 때는 추천 선택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와 더불어서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원을 배치하는 것도 방법이겠죠.


그리고, 고객이 선택을 하는 데 있어서 그 과정이 번거롭거나 불편하면, 고객이 꺼려하는 상황이 됩니다. 선택 과정을 편리화, 자동화할 수 있는 툴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앞으로 트렌드가 제품은 더욱더 개인화, 맞춤화를 당연히 제공하는 형태가 될 겁니다. 그로 인해서 발생하는 복잡성을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기업마다 고민해야 할 문제이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이유로 인해서 개인화, 맞춤화 제품이 꼭 성공하는 건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개인화, 맞춤화 제품을 만들 수 있겠죠?


만약 개인화, 맞춤화 제품을 만들고 싶다면 다음을 고려해야 합니다.

1. 고객의 선택의 폭을 넓히기 전에 상품성을 확보해야 한다.

2. 합리적인 가격,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접근해야 한다.

3. 개인화, 맞춤화에 대한 가치를 고객이 직접 느낄 수 있어야 한다.

4. 내부 복잡성을 대응하고,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있어야 한다.

5. 많은 선택지보다 고객이 원하는 것에 대한 자유도를 높여야 한다.

6. 고객이 좀 더 쉽게 선택할 수 있고, 추천을 받을 수 있는 등 고객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이 있어야 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모듈 기반의 플랫폼 전략은 어떻게 효과를 산출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