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끝까지 밝히지 않는다.
이번에 소개할 “내가 그를 죽였다”와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 형사 시리즈 입니다. 두 권이 가가 형사 시리즈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서로 연결되는 바가 없음에도 같이 소개하는 이유는 두 소설의 동일한 전개 방식 때문입니다.
가가 형사 시리즈는 공통적으로 가가 형사의 예리한 관찰력, 끈질긴 근성, 결국은 답을 이끌어내는 추리력으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방식을 갖습니다. 무언가 허술해 보이는 가가 형사가 범인의 허점을 하나하나 논파하는 방식이 가가 형사 시리즈의 별미이죠. 두 편 모두 가가 형사가 사건을 풀어가는 방식은 동일하지만 마지막에 가장 중요한 범인을 밝히진 않습니다. 독자에게 책에 제공된 근거를 통해서 범인을 유추하게 만드는 것이 두 권의 특징입니다.
책 말미에 해설편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사건의 실마리와 함께 범인에 대한 힌트를 주지만, 결국엔 범인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습니다. (종국엔 인터넷 서칭을 통해서 범인을 알아냈습니다. ^^;;)
“내가 그를 죽였다”와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누구나 피해자를 죽이고 싶은 동기와 기회가 주어집니다. 그 점에서 누가 범인이라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이죠. 엎치락 뒤치락 하듯이 용의자의 정체가 밝혀질 듯 던지는 힌트는 독자가 단지 이야기에 매몰되지 않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좋아한다면, 추리 소설을 즐겨 읽는다면, 책 속 주인공과 함께 범인을 같이 찾길 원하는 독자라면 꼭 읽어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