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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Oct 09. 2024

별의 무덤을 본 사람들

블랙홀의 무한한 시간과 유한한 삶에 대하여



인간은 죽음을 통해서 유한한 존재임을 알게 되었고, 과학의 힘으로 그것에 대항하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얻어진 부효과가 노화입니다. 아마도 인간은 자연스러운 상태였다면 노화 없이 죽음을 대면할 수도 있었겠죠.


인간은 특별하지 않고,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것을 광활한 우주의 비밀에 가깝게 갈수록 알게 됩니다. 가까운 과거에는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는 우주의 중심이었고, 인간은 선택받은 존재였을 겁니다. 그렇지만, 인간은 진화의 산물이고, 지구는 상상하기 어려운 우주 속 변두리의 태양에 속한 하나의 행성일 뿐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간이 멸종되기 전까지 우주의 비밀을 얼마나 파헤칠 수 있을진 모르겠으나, 지금까지 밝혀온 우주의 비밀 만으로도 우주의 시작과 끝, 별의 시작과 끝을 감히 그려볼 수 있게 되었으니 굉장한 성취라고 볼 수 있습니다.


블랙홀이란 용어에서 오는 두려운 첫인상과 달리 첫 시작은 수학적 계산에서 예측이 되었습니다. 그 후에 그 존재가 파악이 되고, 거대 항성의 끝이 블랙홀이고 지구에서 상대적으로 멀지 않은 곳에도 블랙홀이 있다는 사실을, 눈으로 관측할 수는 없지만 존재를 관측할 수 있고 그 안에는 별의 죽음뿐만 아니라 우주의 시작에 대한 비밀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블랙홀은 두려움의 존재이지만, 그 자체는 비밀의 열쇠가 되는 경외의 대상입니다. 이 책은 블랙홀에 대한 연구 과정, 성취를 담은 책입니다. 이 책만으로 블랙홀에 대한 비밀을 알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현재까지 인류가 파악한 블랙홀 연구에 대한 성과는 어느 정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얻어온 결과로도 대단하지만 블랙홀에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비밀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더욱더 관심을 갖게 합니다. 블랙홀의 끝은 무엇일지, 블랙홀을 이루고 있는 물질과 에너지는 무엇일지… 다가가기 두려운 존재만큼 밝히기 어려운 주제를 잔뜩 품고 있습니다.


제가 최근 읽었던 과학 교양서 중에서 전문성을 띠면서도 재미있게 읽은 책인데, 의외로 인기는 없는 것 같더군요. 내용이 어려워서 그런 것 같습니다. 내용이 어렵지만, 읽고 나면 왠지 조금 더 똑똑해지는 느낌이 드는 책입니다. 블랙홀을 주제로 한 책은 보통 너무 이론적으로 빠지거나 흥미 위주로 내용을 다루기 쉬운 데 이 책은 적절하게 균형을 잡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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